[더구루=정예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매입하는 B747-400F 화물기 2대가 대만 중화항공이 운용하던 항공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기 보완 작업에 속도를 내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넘겨 받는 에어인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중화항공으로부터 B747-400F 화물기 2대를 도입한다. 총 구매가는 당초 약 724억9000만원에서 협상을 통해 두 번의 조정을 거쳐 696억4536만6100원으로 확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들여오는 항공기는 각각 등록번호 N132VL와 B-18711를 가진 기종이다. 두 항공기 기령은 전자는 약 23년, 후자는 약 22년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중화항공 간 거래 중개는 'AMS 에어크래프트 서비스(AMD Aircraft Services)'가 맡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신규 화물기 2대를 중화항공으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맞다"며 "해당 화물기 2대는 교체될 화물기 대비 기령이 낮고, 당사 보유 화물기 중에서도 기령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기는 미정이나 노후 화물기 2대는 송출 예정"이라며 "화물사업부 매각이 완료될 경우 에어인천으로 총 11대가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노후 화물기를 교체해 정시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었다. B747-400F 2대 구입 외 연내 2대를 더 임차하려 했으나, 임차를 취소하고 기존 처분 예정이었던 노후 기종 3대도 당분간 운영을 지속키로 했다. 신규 화물기까지 더해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화물기는 총 13대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최근 노후 화물기 운영 지속 방침을 철회하고 3대 중 2대를 송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노후 기종 송출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소유하게 될 화물기 수는 총 11대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대는 화물사업의 새로운 주인이 된 에어인천이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에어인천과 아시아나 화물매각 거래 구조·일정·조건 및 거래 관련 필요 사항 등을 규정하기 위해 사업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화물매각거래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인천 사이 교부금 물적분할합병 방식으로 진행한다. 대금은 4700억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운송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유럽연합(EU)의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EU 집행위원회(EC)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각을 제시했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를 통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화물 항공사로 거듭나게 됐다. 에어인천이 보유한 B737 4대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 11대를 더하면 운용 기종은 총 15대에 이르게 된다. 에어인천은 추가 투자를 통해 노후 기종도 점차 교체할 예정이다. 향후 5년 동안 A330F와 B777 기종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까지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 종료만 남겨두고 있다. 합병 최종 승인을 앞두고 조직 융합을 도모하기 위해 양사 간 객실 승무원 교환 근무 등의 방식으로 인력 교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합병 승인 후 2년 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