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산업통상부, 병행 수입 목록에 현대차·기아 부품 추가

기존 차량에 대한 부품 수요 불가피
향후 수월한 브랜드 재진입 '가늠자'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러시아 내 존재감이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상황에서도 현지 수요가 이어지며 차량은 물론 최근 부품까지 러시아 당국이 관리하는 병행 수입 목록에 포함됐다. 종전 이후 수월한 브랜드 재진입의 가늠자로 업계는 보고 있다.

 

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TASS)는 12일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최근 병행 수입 목록에 현대차·기아 자동차 부품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산업통상부는 러시아 국민들이 사용하는 현대차·기아 자동차가 상당 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서 필요한 예비 부품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이다. 병행 수입은 저작권자나 제조업체의 허가 없이 수입업자가 직접 상품을 수입·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2022년부터 서방 제재 대응 목적으로 병행 수입을 시행하고 있다. 서방의 수출입 통제 조치에 따라 우회 무역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당초 2023년까지 진행하기로 했으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2025년까지 연장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는 올해 1월 기준 러시아 신차 등록 신차 중 13%(약 1만1000대)가 병행 수입 차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일부터 수입 규정 변경에 따른 수수료 증가로 일부 모델은 공급이 중단됐지만 병행 수입 차량 수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기준 제조업이 7.5% 성장함에 따라 병행 수입 상품을 연말까지 600여 개 감축할 예정이지만, 자동차 관련 상품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기아 차량의 경우 러시아 당국이 병행 수입을 시작한 2022년부터 현지 시장에 꾸준하게 공급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쿠스토, 기아 스포티지와 K5, X씨드, EV6, 포르테 등 현재까지 확인된 병행 수입 모델만 7개다. 서방 제재에 동참하며 공장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 했음에도 현지 수요가 여전하다.

 

현대차·기아 차량과 부품의 러시아 병행 수입 증가를 놓고 업계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브랜드 재진입을 고려하면 현지 인지도 유지와 고객 수요 재확보 효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 철수 이후에도 현대차·기아의 현지 존재감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 시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데 수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한 자동차, 자동차 부품, 액세서리 관련 최소 17건의 상표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자사 제품 모델명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러시아 현행법에 따르면 상표 권리자가 3년간 사용하지 않은 상표는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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