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스웨덴 배터리 제조 기업 노스볼트(Northvolt)와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기업 갈프(Galp)가 공동 추진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리튬 정제소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 전기차 캐즘과 화재 등 악재로 인해 리튬 가격이 급락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갈프는 12일(현지시간) 노스볼트-갈프 배터리용 리튬 합작 공장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연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프로젝트 복잡성과 보조금 지원 불확실성 등으로 당초 계획인 오는 2025년 말 공장 운영 시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 2021년 12월 합작사 '오로라(Aurora)'를 설립,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5년 말 합작 공장 운영을 시작하고 이듬해 초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기한 없이 지연될 전망이다.
갈프는 "노스볼트와 '오로라' 합작 투자에 전념하고 있지만, 프로젝트의 성격과 복잡성으로 인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려는 조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우리 컨소시엄은 아직 보장되지 않은 국가와 유럽 보조금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최종 투자 결정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배터리 수요 급증으로 상승세를 타던 리튬 가격은 올해 들어 급락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전기차 포비아까지 확산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으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벨기에 아우디 전기차 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의 최대 주주다.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이 오는 2028년께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리튬 배터리 수요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스볼트-갈프 컨소시엄이 유럽 투자 은행(EIB)으로부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대 8억2500만 유로(약 1조2160억원)의 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나, 이는 유럽연합(EU) 보조금이 아닌 대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로라' 신공장은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로, 리튬 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연간 생산 능력을 최대 3만5000t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는 50GWh 규모 배터리 또는 약 7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며, 스포듀민(고순도 리튬 정광) 추출·농축과 수산화리튬 처리 등 모든 공정을 아우른다. <본보 2021년 12월 16일 참고 노스볼트, 유럽 최대규모 리튬공장 설립…포르투갈 '갈프' 지원사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