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구리 선물 가격이 중국의 대규모 통화 정책 완화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t당 1만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철광석에 이어 구리 가격도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12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2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일 종가 대비 3.4% 상승한 t당 1만208 달러(약 1345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표로 인민은행에 1420억 달러(약 187조원)의 자본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빅컷'을 계기로,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반등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데이터도 구리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미국의 정책 리스크가 비금속 전망과 글로벌 성장 회복 시기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노동 시장의 잠재적 완화와 대선 불확실성, 제조업 약세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초 구리 가격이 오는 2025년까지 t당 1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높은 수요와 제한된 공급,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ofA 애널리스트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제조업 활동을 안정시키면서 구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중국의 대규모 통화 정책 완화와 국경절을 앞둔 재고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해 5월 29일 이후 가장 가파른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물 철광석 계약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다롄상품거래소(DCE)에서 4.64% 상승한 t당 699.5위안(약 13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본보 2024년 9월 25일 참고 철광석값, 中 경기 부양 기대감에 1년만 최고치>
한편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주요 광산업체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글렌코어는 5.8%, BHP는 4.8%, 프리포트맥모란은 7.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