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 브라질 생산을 중단했다. 크레타는 생산 물량의 90%가 현지 시장에서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브랜드 판매량을 뒷받침하는 모델이다. 크레타의 인기를 뒤이을 차세대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가 후속작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현대차 브라질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까바 공장 크레타 생산을 중단했다. 현지 시장 동향과 수요에 맞춰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한 절차이다. 크레타의 현지 인기를 뒤이을 차세대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후속 모델 생산 계획은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기차가 유력하다. 크레타와 함께 피라시까바 공장 인근 엔진공장에서 생산하던 1.6 감마 가솔린 엔진도 단종했기 때문이다. 이곳 엔진공장은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2020년 9만8000㎡ 규모로 착공했으며, 투자 금액은 8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엔진 키트 형태로 수입해 CKD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현지 전략 차종인 HB20에 장착되는 엔진만 취급하고 있다.
크레타의 현지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크레타EV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크레타EV는 내년 1월 인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크레타 기반 전기차 모델이다. 공식 데뷔 무대는 인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오토엑스포가 유력하며 차량 제원과 현지 판매 가격은 출시일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인스터 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판매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 진입장벽을 낮추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스터는 캐스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이다. 기존 모델의 단단한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전동화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차별화된 모습으로 진화했다. 수출형은 42kWh 배터리, 97마력 모터를 기본으로 49kWh 배터리, 115마력 모터가 옵션이다. 전자는 최고 속도 140km/h,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 후자는 최고 속도 150km/h, 주행 거리 355km를 자랑한다.
한편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지난 2012년부터 가동 중이다. 상파울루 피라시카바에 위치해 있으며 연 생산능력은 21만대, 근무인원은 2500여명, 면적은 축구장 184배 크기인 139만㎡ 규모다. 지난 2021년부터는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서도 점차 벗어나며 같은해 3·4분기 기준 현지공장 가동률이 97.3%까지 상승했고 작년 18만7891대를 생산했다. 브라질 내수 물량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거점 역할 맡아 인근 지역 수출도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역대 최단 기간 200만 대 돌파를 기록했다. 출하 상황을 고려한 재고 조절 차원에서 교대 근무를 조절하는 등 유연한 대처를 토대로 셧다운 없이 가동 활용도를 높인 데 따른 성과이다. 최다 생산 모델은 현지 전략형 모델인 HB20이며 160만대가량 생산됐다. 크레타는 40만 대로 나머지 생산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