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은 기후변화의 대안인가?' 그 대답은 지난 2001년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나왔다. 결론은 '대안이 될 수 없다'였다. 23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주요 22개국은 지난해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퇴물 취급받던 원전이 탄소중립의 수단으로 부상한 오늘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다. 한국은 지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50년 가까이 원전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원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더구루는 한국이 주목하는 원전 도입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정부·에너지 기관·기업 등을 만나 △각국 원전 정책 △민·관 파트너십 △미래 원전 사업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 원전 산업의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구루 자카르타(인도네시아)=오소영 기자] 토르콘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가능성을 일찍이 엿봤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장을 탐색했고, 2021년 토르콘 파워 설립으로 현지에 본격 진출했다.
토르콘 파워는 인도네시아원자력청(BATAN)과 인도네시아전력공사(PLN) 출신들을 영입하며 총 21명의 직원을 뒀다. 규모는 작지만 포부만큼은 남다르다. 소형 원전 건설을 토대로 인도네시아 원전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자세한 이야기를 타고르 말람 셈비링(Tagor Malam Sembiring) 트로콘 파워 원전 안전 총괄과 나눴다.
Q : 인도네시아 원전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 첫째, 2억7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있어 대규모 시장이다. 둘째, 인구는 많지만 전기 사용량은 낮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이 말레이시아나 한국에 비해 굉장히 적다. 아직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발전하려면 전기 사용량이 늘 수 밖에 없어 인도네시아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 전기료 측면에서도 한국, 스웨덴과 비하면 상당히 비싸 우리는 원전을 통해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원전은 없지만 원전 업계에 종사할 수 있는 인력은 있다.
Q : 토르콘이 인도네시아에 건설하려는 TMSR은 무엇인가?
A : 앞글자 'T'가 토륨이었는데 토르콘으로 바꼈다. 원래 러시아산 토륨을 공급받으려 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토륨 공급이 어려워졌다. 당사는 토륨을 빼고 우라늄을 활용하려 한다. TMSR의 가장 큰 특징은 중력기반형 구조물(Gravity Base Structure, 이하 GBS)이라는 것이다. 발전소 구조물을 대형 바지선에 실어 바다로 이동한 후 10m 깊이에 안착시킨다.
Q :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쓰나미가 많은 나라다. 바다에 설치하면서 어떻게 안전성을 보장하는가?
A : 원전의 10m는 바다에 잠겨있고 23m는 수면 위로 나왔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당시 쓰나미 높이가 15m 정도였다. 토르콘이 23m를 물 위로 나와있게 만든 이유다. 또한 전기가 끊겨도 냉각수가 순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후쿠시마 때 가장 문제가 됐던 냉각수 순환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TMSR을 설계했기 때문에 우리끼리 '노(NO)후쿠시마'라고 이야기 한다.
Q : TMSR 건설을 위해 한국 업체와도 협력할 계획이 있는가?
A : 두산에 토르콘이 만드려는 원전 그림을 보여줬는데 2년 정도면 완성할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었다. 사업 계획과 건설 비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Q : 토르콘 파워는 반둥공과대학(ITB)과 협력해 용융염 실험실(Molten Salt Lab)을 지었다. 어떤 실험실인지 소개해달라.
A : 해당 실험실은 원전 관련 민간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세운 최초의 연구소로 안다. 현재까지 30~40억 루피아(약 2억6700~3억5000만원)를 투자했는데 앞으로 수백억 루피아가 투입될 것이다. 14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원전 연료도 포함된다. 연료 생산시설 건립은 토르콘 파워의 목표 중 하나다. 초기 원전을 운영할 때는 핵연료를 구매해야 하지만 자립할 방법도 터득하려 한다. 토르콘은 인도네시아에서 단순히 원전 산업을 하는 게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원전 산업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제안하고 있다. 핵연료부터 원전을 통한 전력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목표다.
Q : 왜 ITB를 택했으며 산학협력 관련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 ITB는 인도네시아에서 굉장히 유명한 대학이다. 다른 대학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욕카르타 가자마다 대학교와 같은 유수 대학들과 협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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