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오뚜기가 간판 진라면을 내세워 아시아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진라면을 비롯한 다양한 라면을 선보이며 현지 시장 내 입지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1일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 따르면 오뚜기는 쇼피 말레이시아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진라면 △보들보들 치즈라면 △사리면 등 주요 라면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쇼피는 지난 201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브라질, 멕시코 등에 진출하며 중남미로 해외 시장을 확대했다.
진라면은 지난 1988년 3월 출시된 오뚜기 대표 라면이다. 진라면 순한맛, 진라면 매운맛 등 2종이 있어 소비자들의 각자의 입맛에 맞는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오뚜기는 지난 9월 양지 원료 보강을 통해 진한 육수맛과 감칠맛을 높인 업그레이드 버전 진라면을 선보였다.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오뚜기가 필리핀·대만·홍콩 등 전세계 39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출 전용 제품이다. 매콤한 국물과 고소한 체다치즈가 어우러진 보들보들 치즈라면 특유의 풍미가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는 이에 힘입어 수출용 볶음면·수출용 컵면 등을 론칭,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수요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사리면은 지난 1999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사리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즐겨먹는 전골요리 핫팟, 한국 음식 라볶이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 유용하다는 점이 호평받으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국내외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여러 라면 제품을 내세운 마케팅을 강화하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말레이시아 라면 수요를 선점하려는 오뚜기의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오는 2028년 말레이시아 라면 시장 규모가 34억9100만달러(약 4조886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5억1800만달러(약 3조524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5년간 38.64%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빠른 도시화, 30대이하 인구 증가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코트라는 오뚜기를 비롯한 국내 기업 라면 제품의 경우 말레이시아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K팝, K드라마 등의 흥행이 현지 K라면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혜민 코트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은 "한국 라면의 품질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K팝을 비롯한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한국 라면의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