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대주전자재료가 인도 최대 배터리 소재 기업 엡실론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EAM·Epsilon Advanced Materials)와 손을 잡는다. 전기차 부문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시장으로 눈을 돌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11일 EAM에 따르면 EAM과 대주전자재료는 최근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에 쓰이는 흑연이 풍부한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일본 화학 전문 종합상사 '나가세산업'도 양사를 지원키로 했다.
EAM과 대주전자재료는 450~600mAh/g 용량 수준의 실리콘산화물(SiOx) 방식 기반 흑연-실리콘 복합 음극재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실리콘 음극재를 통해 방전 용량이 50% 증가하고 배터리 수명이 수천 번 더 충전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개발과 고객 평가를 마무리하고 배터리셀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대주전자재료는 EAM으로부터 합성 흑연을 받아 자사 연구실에서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하고 테스트를 실시한다. 만들어진 샘플을 다시 EAM에 제공해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을 교차 검증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탄소)을 사용할 때보다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개선하고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리콘은 부피가 팽창해 배터리를 손상시킨다는 문제가 있어 이는 각 기업들이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29억 달러, 2030년 14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주전자재료는 흑연과 실리콘을 섞은 실리콘산화물(SiOx) 방식의 실리콘 산화물 복합체(DMSO)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부문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3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경기도 시흥시 MTV 산업단지에 있는 시흥배터리캠퍼스에 3000톤(t) 규모 공장을 가동 중이다.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6000t으로 2배 늘릴 예정이다. 1공장 인근 시흥 2공장에 100% 음극재 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2025년 설비 반입할 계획이다. 새만금 지역에 3공장 부지도 확보해 2026년부터 운영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연산 1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EAM은 2018년 설립된 인도 배터리 소재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미국에 합성 흑연 음극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6억5000만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 가동 목표인 신공장에서 연간 5만t의 고용량 음극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대한 인도 최초이자 최대 규모 투자다.
박대운 대주전자재료 상무는 "EAM과 협력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첨단 소재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