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독일 자회사 ‘두산렌체스’가 벨기에서 하수 슬러지(하수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 관련 신규 수주를 따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두산렌체스는 13일(현지시간) 벨기에 폐수 처리 회사 '아쿠아핀(Aquafin)'과 하수 슬러지 처리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두산렌체스가 모든 기계·전기 장비의 설계·인도·설치·시운전을 담당하는 턴키(일괄) 수주다.
아쿠아핀은 건설회사 '베식스(BESIX Group)'와 폐기물 관리 솔루션 업체 '인다버(Indaver NV)' 간 컨소시엄인 포스터(FOSTER)로부터 헨트(겐트) 항구 인근에 하수 슬러지 처리 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두산렌체스는 이 곳에 설치될 하수 슬러지를 가져와 드라이하고 소각시키는 설비를 납품한다.
새로운 하수 슬러지 시설은 연간 6만5000톤(t) 규모로 오는 2026년 시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정 라인에는 △기포 유동화층 용광로 △증기 발생기 △다단계 배기 가스 세척 장비 △물-증기 사이클 기기 등이 들어선다.
유럽의 최적 가용 기술 기준서(Best Available Techniques Reference Document, BREF)를 준수한다. BREF는 유럽연합(EU)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산업 부문의 최적 기술을 제시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산업에 적용 가능한 최상의 기술과 방법을 규명하는 문서다.
두산렌체스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11년 유럽 자회사 두산파워시스템을 통해 870억원에 인수한 독일 발전설비 업체다. 폐기물 매립지 제한 정책이 실시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폐자원 에너지화(Waste to Energy, 이하 WtE) 플랜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하수 슬러지 장비 사업을 다시 본격화한다. 과거 사업 영역 중 하나로 실제 사업을 따낸 경험도 있지만 한동안 WtE 플랜트를 포함한 다른 사업에 주력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두산렌체스를 통해 하수 슬러지 처리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영국 자회사인 두산엔퓨어를 매각한 바 있다. 두산엔퓨어는 정수·하수 및 슬러지 처리, 에너지화 기술 전문기업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2년 영국 수처리 회사인 엔퓨어(ENPURE)를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두산엔퓨어로 변경했었다.
하이케 훈헨(Heike Hünchen) 두산렌체스 열하수 슬러지 활용 담당 제품 관리자는 "이번 계약은 하수열 슬러지 처리 사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광범위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