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오션이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현지 홍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력 군사 전문지를 한국으로 초청해 조선소 투어를 진행하고 함정 건조 사업 역량을 알렸다. 장보고-Ⅲ(KSS-III)를 비롯해 한국형 잠수함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오르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1일 디펜스24 등 폴란드 매체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 매체를 거제 조선소에 초대했다. 독자 설계한 '장보고-Ⅲ(KSS-III)'를 소개하고 함정 건조 기술력을 홍보했다.
디펜스24는 "장보고-Ⅲ는 한국 국방부가 40년 동안 일관되게 진행한 사업의 결실"이라며 "조선업계와 연구기관, 군이 진지하게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장보고-Ⅲ의 특징으로는 △중어뢰와 대함·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한 어뢰 발사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 장착 등을 언급했다. 또한 국산화 비율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배치-Ⅱ(4~6번함)는 한국산 부품 비중이 80%며, 배치-Ⅲ(7~9번함)는 90%에 달한다고 봤다.
디펜스24는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조선 산업뿐만 아니라 국방·안보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폴란드 의사결정권자들이 알게 되길 희망한다"며 한국 잠수함 개발의 역사에 주목했다.
한국 해군이 최초 도입한 잠수함은 1974년에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코스모스급 특수작전용 잠수정이다. 기준 배수량은 약 70t급 정도로 정규 잠수함으로 보기 힘들고 전투 능력도 떨어졌으나 비용이 저렴했다.
한국은 해당 잠수정을 기반으로 1980년대 차기 잠수함(KSS) 사업에 착수한다. KSS-Ⅰ을 통해 장보고함 건조를 맡은 한화오션은 독일에서 기술을 이전받았다. 최초 3척 중 1척을 독일 HDW, 2척을 옥포대우조선소에서 건조했다. 1989년과 1994년 각각 3척씩 추가 주문을 받아 총 9척을 인도했다. 이를 계기로 2019년 인도네시아에도 장보고급 잠수함 3척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진 장보고-II(KSS-II) 사업에서 손원일급 잠수함 3척을 한화오션, 6척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
디펜스24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한국의 안보 역량 구축에 있어 잠수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국 군은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포괄하는 3축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을 탑재한 이유도 3축 체계와 연관이 있다는 게 현지 매체의 설명이다.
KSS 사업이 폴란드에서 주목을 받으며 한화오션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거둘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3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냈다. HD현대중공업, 프랑스 나발그룹, 독일 TKMS 등과 겨루고 있다. 지난 9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 참가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장보고-Ⅲ를 전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