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의 새먹거리 '게걸음'…케미칼, 매출 4조 목표엔 '빨간불'

올해 합병 3년, 시너지는 '글쎄'
본업서 쓴맛, 부업서 반전 안간힘 

 

[더구루=김형수 기자] 애경그룹 화학 계열사 3사(애경유화·AK켐텍·애경화학)를 통해 설립된 애경케미칼이 합병 3년을 맞았다.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라는 주문에 추진됐지만 성장동력 부재에 허덕이고 있는 모양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매출 4조원'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이 개선되기는커녕 뒷걸음질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급기야 본업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마주한 애경케미칼은 아라미드, 하드카본 등의 소재 사업 진출로 활로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은 1조7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8%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2.58% 급감한 45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추락을 부추긴 건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다. 문제는 올해도 경기침체와 중국 업체 증설에 따른 불안정한 수요와 치솟는 원가 부담으로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단 점이다. 애경케미칼이 지난 3분기 올린 매출은 4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5%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도 6.46% 감소한 1조2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애경케미칼이 출범 당시 제시했던 오는 2030년 '매출 4조원·영업이익3000억원' 목표는 요원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22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동아시아 시장 내 공급 과잉 등의 영향으로 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애경케미칼은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돌파구를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본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것. 특수소재, 음극재 주소재 등 에서 실적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내년까지슈퍼섬유 아라미드의 핵심 원료인 테레프탈로일 클로아이드(TPC) 양산 체계를 구축해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한다.

 

하드카본 음극소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성능향상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소재는 나트륨 배터리의 핵심 축으로 각광받고 있다. 나아가 화재 안전성을 높인 건축 소재를 만들어 국제인증을 따내는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폐페트(PET)를 재활용한 친환경 가소제 등 그린 소재 개발을 위한 투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폐PET를 재활용해 만든 가소제를 바닥재 전문기업에 공급했다.

 

여기에 바이오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애경케미칼이 자회사 사명을 애경바이오팜으로 변경하고 제약에 집중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미래 먹거리를 향한 투자 성과를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업인 화학 업황 부진으로 당장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수익성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애경케미칼은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TPC와 하드카본 사업은 오는 2030년 '매출 4조원·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신사업이 지금의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주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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