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TV 시장에서 '거거익선(가전제품은 크면 클수록 좋다)'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대형TV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24일 코트라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 화상 통화 등을 한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TV가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대형 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가격하락과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대형 TV는 과거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019년 출시했던 98인치 TV의 판매가는 9만9000달러(약 1억3890만원)였지만 현재는 4000달러(약 56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97인치 이상 대형 TV의 평균 가격은 3113달러(약 435만원)로 지난해 6662달러(약 932만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대형 TV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데에는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기존 TV 강자들도 가격을 내리고 있다.
또한 대형 TV 가격의 하락을 이끈 것은 기술 발전이다.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 LCD),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Emitting Diode, OLED)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은 대형 TV 생산 비용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형 TV 시장 성장을 이끈 요인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자 행동 변화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더 큰 화면과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선호하게 됐다. 여기에 개방형 주거 공간 디자인이 트렌드가 되면서 대형 TV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코트라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대형 TV의 인기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영화관처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