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 후지전기와 덴소가 약 2116억엔(약 2조원)을 쏟아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증설에 나선다. 일본 정부로부터 투자금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705억엔(약 6600억원) 상당 보조금을 받는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을 잡는다.
7일 일본 경제산업성(METI)과 니케이엑스테크 등 외신에 따르면 후지전기와 덴소는 총 2116억엔을 투자한다.
후지전기는 2027년 5월까지 마쓰모토 공장에 연간 8인치 SiC 전력반도체 31만 개, SiC 에피택셜 웨이퍼 24만 개를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 덴소는 이나베에 SiC 웨이퍼 6만 개, 코타에 SiC 에피택셜 웨이퍼 10만 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2026년 9월부터 공급한다. 양사는 METI로부터 최대 705억엔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로 일본의 SiC 전력반도체 공급량은 증가할 전망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과 탄소(C)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다. 기존 Si 반도체와 비교해 단단하고 열에 강하다. 높은 전압에서도 동작이 가능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등 여러 응용처에 활용된다.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코리아에 따르면 전 세계 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평균 30%씩 성장해 2029년 150억 달러(약 21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성장하며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독일 인피니언은 지난 8월 말레이시아에서 200㎜ SiC 전력반도체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전력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자 보쉬, NXP와 함께 대만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건설하는 파운드리 공장에 투자했다. 미국 온세미는 지난 6월 체코에 20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2027년 SiC 전력반도체 공장 가동을 시작해 10억 개 이상 전력반도체와 연간 300만 개 이상 웨이퍼를 양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