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글로벌 광산기업 BHP와 리오 틴토(Rio Tinto)가 호주 사업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에게 조직적 성희롱과 성차별을 조장한 혐의로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광업계 내 성희롱과 성차별 문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소송이 양사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펌 'JGA 새들러(JGA Saddler)'는 11일(현지시간) 호주 연방법원에 BHP와 리오 틴토를 상대로 두 건의 집단소송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양사는 고위험 상황에 여성 근로자들을 고의로 노출시키고, 불만을 제기할 경우 강등·해고 또는 추가 차별로 보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에는 양사 여성 근로자 수천 명이 참여했다.
조슈아 에일워드(Joshua Aylward) JGA 새들러 변호사는 "BHP와 리오 틴토는 여성 근로자들이 높은 개인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며 "이번 소송은 직장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에 참여한 익명의 원고는 호주 사업장에서 보안 요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매주 성희롱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동료 직원들로부터 원치 않는 성적인 메시지와 사진, 동영상을 받았으며, 한 동료가 사내에서 자위하는 장면을 전송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당 동료는 사직했지만, 피해자는 불만을 제기한 뒤 경력 발전에 지장을 받았다.
그는 "경력과 안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건을 신고하지 못한 적이 있다"며 피해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했다.
BHP는 성명을 통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숙박 마을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BHP는 지난 6월 말까지 417건의 성희롱 신고를 기록했다.
리오 틴토는 "성희롱과 성차별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오 틴토의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년 동안 조사 대상 근로자의 39%가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1%에서 증가한 수치다.
한편, 서호주 커틴대학교 혁신적 업무 센터도 서호주 광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문제 사항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광산 근로자의 41%가 성차별을 경험했으며, 34%는 여성이 업무에 부적합하다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