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S일렉트릭이 러시아 1위 배전반 업체인 '일렉트로실드 사마라(ELECTROSHIELD TM SAMARA)'와 동맹을 강화하며 러시아 전력기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약 20년간 이어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판매 제품을 다각화하는 한편 유통망을 넓힌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까지 고려하며 러시아에서 조심스레 사업 기회를 발굴하려는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일렉트로실드 사마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포럼 전기네트워크 2024(Международный форум Электрические сети 2024)'에서 LS일렉트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강상구 LS일렉트릭 러시아지사장과 드미트리 쿠프리야노프(Dmitry Kupriyanov) 일렉트로실드 사마라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07년 일렉트로실드 사마라와 배선용 차단기를 비롯해 연간 약 1000만 달러(약 145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2021년부터 LS일렉트릭의 가중차단기(ACB)와 배선용차단기(MCCB)를 중심으로 일렉트로실드 사마라의 브랜드를 달아 판매하는 협력을 진행했다. 지난달 누계 기준 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햇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내년부터 다른 전력기기 제품으로도 협력을 확대한다. 0.4~0.9kV 배선용차단기를 'VA-SESH(ВА-СЭЩ)'라는 브랜드로, 러시아에서 판매하고 현지화를 추진해 배선용 차단기의 수입 의존도를 낮춘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04년 러시아 시장에 첫 발을 디딘 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2년 만인 2006년 약 500만 달러(약 7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듬해 일렉트로실드 사마라와 배선용 차단기를 비롯해 연간 약 1000만 달러(약 145억원) 규모의 전력 기기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LS일렉트릭은 2014년 러시아 지사를 세우고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집중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가즈프롬과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최대 민영 석유 업체 루크오일 등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에 전력기기를 납품했다. 러시아와 크림반도 간 크림 대교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 중 4곳에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지 상황은 좋지 않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전력망 현대화와 청정 에너지 확대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해서다. 러시아 국영 전력망 운영사인 FSK-로세티(FSK-Rosseti PAO)는 지난 2020~2024년 5551억 루블(약 7조8900억원)을 투자했다. 가즈프롬은 올해 투자액을 4% 증액해 1조6400억 루블(약 23조3200억원)로 책정했었다.
에너지 투자가 늘며 전력기기 업체도 러시아에서 완전히 손을 떼진 못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러시아 유통사 ETM(러시아명 ЭТМ)을 통해 차단기 6종을 선보였다. <본보 2024년 12월 18일 참고 HD현대일렉트릭, 러시아 유통사 손잡고 현지 판로 확대...전력기기 라인업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