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간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가 중국 '창신신소재(恩捷股份, 은첩고분)'로부터 리튬이온배터리용 분리막을 조달한다. 북미산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창신신소재와의 파트너십을 지속하며 세계 각지에 분리막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26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창신신소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얼티엄셀즈가 자사 헝가리법인과 분리막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얼티엄셀즈는 창신신소재 헝가리법인으로부터 내년 1월부터 12월 31일까지 최대 6625만 달러(약 967억원) 규모의 분리막을 구매한다.
얼티엄셀즈가 주문한 분리막은 창신신소재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만들어진 뒤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1공장과 테네시주 2공장에 납품될 예정이다. 데브레첸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4억㎡를 갖췄다. 총 투자액은 3억4000만 유로에 이른다. 작년 7월 초 1차 생산라인 시범 가동에 돌입한 뒤 올 초부터 유럽 고객들에게 납품하고 있다.
얼티엄셀즈는 지난 2021년에도 창신신소재와 분리막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올해까지 2억58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분리막을 공급받기로 했다. 얼티엄셀즈는 이전 계약 기간이 올해로 만료됨에 따라 창신신소재에 새로운 분리막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본보 2021년 6월 11일 참고 LG-GM 합작사, 中 창신신소재와 분리막 구매계약 체결>
얼티엄셀즈와 창신신소재 간 신규 계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가 발표된 이후 나온 추가 주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분리막은 IRA 적용 대상이다.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생산한 배터리 소재·부품을 탑재해야 한다. 북미산 소재·부품 비중은 2024년 기준 60%을 넘어야한다. 오는 2026년 70%로 상향되고 2029년엔 100%까지 높아진다.
창신신소재는 2차 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습식 분리막 글로벌 1위 제조업체다. 지난 2018년 '상하이 은제구펀'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신소재 대기업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상하이, 주하이, 장시, 우시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CATL,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비야디(BYD), 폭스바겐, 파나소닉 등 주요 배터리 기업에 분리막을 공급한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특히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과 화재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에 집적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성장이 주춤하며 관련 소재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미래차 산업이 전기차라는 방향을 확고히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 소재 시장 미래 전망은 여전히 밝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2차전지 분리막 시장 규모가 금액 기준으로 2022년 75억 달러(약 10조9440억원)에서 2030년 219억 달러(약 31조956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