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 지방정부와 재해 제휴 협정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후니하시에 이어 요코하마시와 재해 협정을 체결했다. 브랜드 전용 전기차 지원을 토대로 지진 등 재해 발생 시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게 골자다.
특히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인 만큼 지속해서 재해 대응 메뉴얼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 전기차 모델의 V2L(Vehicle to Load) 기술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빌리티재팬(Hyundai Mobility Japan, HMJ)은 지난 25일 요코하마시와 재해제휴협정(災害連携協定)을 맺었다.
HMJ는 이번 협정에 따라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 비상전원 공급을 위해 요코하마시 관공서에 전기차를 지원한다.
HMJ가 지원한 전기차는 아이오닉5이다. 아이오닉5를 채택한 이유는 V2L 기능에 있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전자 제품에 AC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을 말한다. 가정에서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 전자제품을 이용하듯 야외에서도 전기차 내부 전력을 이용해 전자제품을 구동할 수 있다. 전기차만 있으면 전기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나 난방용품이나 조명 기구를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HMJ는 요코하마시 고호쿠구에 있는 직영 쇼룸을 개방해 비상 대피소도 운영하기로 했다.
HMJ와 요코하마시의 인연은 지난 9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HMJ는 지난 9월 요코하마시의 탄소배출제로화 계획에 대한 공감 차원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코나EV'를 공무용 차량으로 3년간 무상 제공한 바 있다.
요코하마시는 오는 2050년까지 탈탄소화를 목표하고 있다. 일단 2030년까지 1400대 공무 차량을 모두 차세대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HMJ가 재해제휴협정을 체결한 것은 올해 두 번째이다. 지난 2월에는 후나하시와 협정을 맺고 아이오닉 2대를 지원했다. 후나하시는 이들 차량을 주중에는 공무 차량으로 이용하고 휴일에는 주민 대상 카쉐어링 서비스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쉐어링 서비스의 경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구독 서비스 '모션'(MOCEAN)을 통해 이용 신청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HMJ는 지속해서 재해제휴협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인 만큼 지속해서 재해 대응 메뉴얼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점에서 V2L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09년 말 철수한 이래 1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지난해 초 일본법인명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고 일본 승용차 마케팅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이오닉5를 통해 한국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에서 수상하는 성과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