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 전략형 전기차 모델 크레타EV를 내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지 전기차 판매량을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크레타EV 뒤를 이을 현지 전략형 전기차 모델 3종 추가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배터리 등 현지화를 통해 전기차 생태계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타타모터스에 이어 전기차 부문 2위로 도약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현대차 인도판매법인(HMIL)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현지 EV 시장 점유율 목표를 15%로 설정했다. 오는 17일 바라트 모빌리티 쇼(Bharat Mobility Show)에서 출시 예정인 크레타EV를 출발점으로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각오이다. 크레타EV 초기 월간 판매 목표는 2000대이며, 향후 시장 반응을 고려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크레타EV는 HMIL 인도 상장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전기차 모델이다. 4년간 연구개발 끝에 출시가 결정됐다. 디자인과 스타일 면에서 기존 크레타와 흡사하지만, 독특한 픽셀 그래픽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를 뒀다. 전면 그릴에 충전 포트가 있으며, 공기저항계수를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 액티브 에어 플랩스(Active Air Flaps, AAF)와 17인치 경량 합금휠 등이 적용됐다.
인도 시장에는 △이그제규티브 △스마트 △프리미엄 △엑셀런스 총 4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배터리는 42kWh 와 51.4kWh 두 가지 옵션으로 제공되며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각각 390km와 473km이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9초로 강력한 가속력과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크레타EV에는 현지 기업 엑사이드 에너지솔루션즈(Exide Energy Solutions·이하 엑사이드 에너지)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 앞서 HMIL은 지난해 12월 엑사이드 에너지와 구속력 있는 인도산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양사가 지난해 4월 배터리 셀 현지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의 연장선이다. 당시 MOU의 골자는 '삼원계(NCM)에서 LFP로의 변화'였다.
타룬 가르그(Tarun Garg) HMIL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는 인도에서 크레타 110만여 대를 판매했다"며 "기존 크레타 인기를 고려할 때 크레타EV는 브랜드 전기 SUV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HMIL은 크레타EV에 이어 전기차 3종을 추가 출시하기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아직 구체적인 차종과 세그먼트, 출시 시기 등을 정하진 않았다. 현지 전기차 시장 수요를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 가능성도 열어뒀다. 타룬 가르그 COO는 "현대차는 이미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가 있다면 매우 빠르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 '인스터'를 유력한 출시 후보로 보고 있다. 인스터는 캐스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이다. 현지 도로 사정에 적합한 콤팩트한 크기를 갖췄다. 나머지 2개 모델은 베뉴와 그랜드 i10 니오스 전기차 버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 모델은 2027년까지 세대 교체가 예정됐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세대 교체 과정에서 전기 파워트레인이 장착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HMIL은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총 76만4119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60만5433대로 역대 연간 최대치를 달성했다. 현대차가 현지 내수 시장에서 60만 대 판매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 2023년 60만2111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60만 대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현지 시장 진출 이후 코나EV 등 전기차 누적 판매는 4000여 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