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노르웨이 해양 배터리 단체 '마린타임 배터리 포럼(이하 MBF)'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전기차 캐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선박용 배터리 시장에 본격 발을 들였다. 지상에서 해상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파도에 올라타고 수익 개선에 나선다.
마린타임 배터리 포럼(이하 MBF)은 지난 6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입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MBF는 2014년 노르웨이 베르겐에 설립됐다. 해양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해 선박 전동화를 촉진하고자 만들어졌다. △ 선박용 배터리 기술을 홍보하고 △전동화의 장애물인 재정·규제·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며 △배터리 기술의 표준화와 화재 방지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선조·조선소·배터리 제조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활동을 한다. 현재 쉘과 ABB, 에퀴노아, 지멘스에너지 등 약 88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한국조선해양이 회원사로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가입으로 해운·조선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선박용 배터리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 여파로 출범 후 3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5750억원으로 줄었다. 한때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호령하던 배터리 사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혹한기에 대응해 비전기차 사업 확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작년 10월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첫 비전 설명회에서 전기차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선박과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에서 기회를 얻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작년 4월 30일 개최된 국제e-모빌리티엑스포에서 "리튬이온 전지를 25년 동안 만들며 휴대폰·IT기기·전기차용 배터리, ESS까지 다뤘지만 UAM과 선박용 배터리는 쉽지 않은 시장"이라면서도 "시장이 빨리 성숙하고, 성장 속도가 가속화할 것 같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선박용 배터리는 LG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신시장이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1대 당 수십 MWh에서 GWh급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고성능 전기차 1대 생산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이 평균 0.08MWh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규모다. 더욱이 해운업은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며 친환경 선박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전기선박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14.9% 성장해 162억2100만 달러(약 23조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CATL은 지난 2022년 말 자회사 닝더스다이전기선박기술을 신설하며 전기선박 사업을 본격화했다. 작년 5월에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과 전기선박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