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한미약품 계열사 제이브이엠(JVM)이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도입을 통한 의약품 조제 솔루션 혁신에 나선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세워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약국 자동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브이엠은 완전 무인 의약품 조제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의약품 조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 비즈니스 전문지 '더 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제시한 계획은 △자동화·인공지능 기술 통합 △자동화 속도·정밀도 향상 등을 축으로 구성됐다. 의약품 조제, 의약품 검수 및 와인딩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기존 제품에 비해 신속하고 편리한 종합 의약품 조제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제이브이엠은 현재 전자동 바이알 전자동 조제기 카운트메이트(Countmate), 로봇형 약품 조제 시스템 메니스(Menith), 전자동 의약품 검수기 바이젠EX(Vizen EC) 등의 약품 조제 자동화 기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제이브이엠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건강 시스템 약사회'(ASHP) 컨퍼런스에 참가해 카운터메이트를 북미에 처음 공개했다. 약품 카운팅, 라벨링, 이미지 검증, 최종 바이알 배출 등 전과정 전자동화를 통해 시간당 최대 160건 처방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매진했다.<본보 2025년 2월 14일 참고 한미약품, ‘바이알’ 전자동 조제기로 북미 시장 공략…맥케슨과 협업>
앞서 2023년 10월 네덜란드 제약 유통기업 브로카세프(Brocacef)에 대한 메니스 납품을 시작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메니스는 관절 협동 로봇 팔이 캐니스터(의약품을 담는 통)를 자동으로 교환해가며 작업하는 기기다.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빠른 분당 최대 120포를 조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이브이엠의 설명이다.
자동화 의약품 조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약국 자동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제이브이엠의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는 오는 2030년 글로벌 약국 자동화 시장 규모가 116억달러(약 16조70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51억달러(약 7조343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향후 7년간 연평균 성장률 9.8%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노령인구 증가, 인건비 상승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약국 완전 자동화와 프로세스 간소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메니스 등은 인건비가 높은 북미와 유럽 등에서 흥행할 것으로 기대되며, 북미·유럽 이외 지역으로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