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페루 국영 시마(SIMA) 조선소를 찾아 협력사 발굴에 나섰다. 잠재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실사도 진행한다. 함정 사업을 계기로 페루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현지 조선업 육성을 지원한다.
2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대표단은 최근 페루 시마조선소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페루 수상함 건조에 참여할 현지 협력사를 발굴하고자 이뤄졌다. 대표단은 현지 기업 40곳 이상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평가 결과를 토대로 최적의 파트너를 식별할 예정이다. 페루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와 현지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작년 3월 페루 함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약 1개월 후 시마조선소와 총 6406억원 규모,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400톤(t)급 호위함 1척, 2200t급 원해경비함 1척, 1400t급 상륙함 2척을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작년 10월부터 페루 함정에 쓰일 기자재 패키지를 현지 조선소에 보냈고, 올해 초 시마조선소와 건조를 시작했다. 2026년부터 순차로 페루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건조에 돌입하며 현지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작년 6월 페루산업협회(SNI)가 주최한 '인더스트리 인 디베이트(Industry in Debate)' 포럼에 참석해 현지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문장은 "건조 선박에 필요한 나사, 너트부터 대형 부품까지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도록 현지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며 "SNI의 도움으로 약 144개의 현지 공급업체가 발굴했으며, 매년 로드쇼를 통해 더 많은 현지 기업을 초청하고 숫자가 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었다.
HD현대는 페루에서 성공적인 현지화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함정 수주를 확대한다. 페루는 향후 20여 척을 추가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정부·해군으로부터 15년간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한 만큼 향후 후속 함정 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필리핀에서도 추가 함정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작년 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안방산안보전시회(Asian Defense and Security, ADAS 2024)'에 참가해 수출용으로 개발한 차기 호위함을 비롯해 경비함, 잠수함 등 12종을 전시했었다. 필리핀에서 약 10척을 수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3차 군 현대화 프로그램도 참여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