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과 LG전자, 하이센스 등 주요 가전 기업들이 이집트 공장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지리적 위치와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 이집트의 잠재력을 엿보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15일 어바웃엠에스알 등 이집트 외신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회사 'FBB 테크'와 아인 수크나 지역에 3800만 달러(약 520억원)를 투자해 가전 공장을 착공했다. TV와 냉장고, 에어컨 생산라인을 깔고 생산량의 30%를 이집트 판매용으로 소화하고, 70%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 수출한다.
하이얼도 작년 10월 향후 5년 동안 5억 달러(약 7200억원)를 투입해 이집트 공장을 확장한다고 선언했다. 2026년 말까지 총 2단계 투자를 통해 냉장고와 가스레인지 등 제품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생산능력을 5배 키운다.
튀르키예 가전 브랜드 베코는 작년 10월 1억10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쏟아 연간 15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계획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오븐 등을 양산하며 베코 브랜드의 제품뿐만 아니라 월풀, 히타치 등 글로벌 가전 브랜드의 제품 조립도 수행한다.
국내 가전 기업인 삼성과 LG 역시 이집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이집트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7억 달러(약 1조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준수 삼성전자 이집트 생산법인(SEEG-P) 법인장(상무)은 작년 8월 하산 엘-카팁 투자무역부 장관을 만나 이집트 공장 TV 생산량의 85%를 55개국 이상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1990년 동북부 항구도시 이스마일리아에 공장을 지어 TV 완제품과 부품을 생산했다. 2014년 텐스오브라마단으로 옮겨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양산하고 있다. 작년 10월 이집트 공장 34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냉장고 생산량 확대를 위해 1억5000만 달러(약 219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었다.
글로벌 가전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이집트는 중동 내 핵심 전자제품 생산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이집트는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접근성이 뛰어나며 투자 기업들에 세금 감면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1억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해 내수 시장의 성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