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채비' 삼성전자, 우크라이나 R&D 인력 채용 재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6개 직군 모집 공고 게재
우크라이나 R&D 연구소 소속…사무실·원격 근무 병행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우크라이나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을 재개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속에서 휴전, 더 나아가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현지 사업 복귀를 위한 '전초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우크라이나 IT 전문 취업 포털사이트 '두오(DOU)'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R&D 연구소에서 근무할 기술 직군 6개 직무의 채용 공고를 게재했다. 근무지는 수도인 키이우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R&D 연구소이지만 원격 근무와 병행도 가능하다. 

 

이번 채용은 기존에도 수시로 진행돼 온 상시 채용의 일환으로 알려진다. 해외 법인의 특성상 현지 인력의 이직이 잦아, 인력 충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소는 현재 재택 근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인력은 임시 사무공간에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모집 직무는 △시니어 C/C++ 엔지니어 △안드로이드 개발자 △머신러닝(ML)/딥러닝(DL) 엔지니어 △C++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미지 처리) △모바일 평가 엔지니어 △리눅스 커널 개발자 등 총 6개다. 주요 채용 분야는 이미지 처리,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 개발, 임베디드 시스템, 보안 소프트웨어 등으로, 채용 대상은 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각 직무별로 요구되는 기술 역량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ML/DL 엔지니어는 필기 인식 제품 개발을 위한 모델 설계·구현 경험과 함께 파이썬(Python), 텐서플로우(TensorFlow) 등의 사용 경험이 필요하다. C++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이미지 처리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요구되며, 안드로이드 개발자 역시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실무 경험을 갖춰야 한다. 이 외에도 리눅스 커널 개발자, 모바일 테스트 엔지니어 등 각 직무에 따라 시스템 설계, 네트워크 보안,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지난 2022년 설립된 우크라이나 연구소는 삼성전자 글로벌 R&D 네트워크 중 한 곳이다. 유럽 내 R&D 센터 가운데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NLP), 인공지능(AI), 정보보안 등 다양한 첨단 기술 개발을 담당해 왔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운영을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채용 재개가 단순한 인력 확충 차원을 넘어, 향후 전쟁 상황 변화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휴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가 우크라이나 내 기술개발 거점 복원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인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전 문제로 우크라이나 주재원을 철수시키고, 현지 법인과 연구소는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2022년 10월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삼성전자 우크라이나 법인과 연구소가 입주해 있던 키이우 기차역 인근 고층빌딩이 타격을 받아 외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주재원들은 폴란드 등 국가로 이동했고, 현지 직원들은 대피소로 피신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러시아 복귀 움직임도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전쟁 발발 전 러시아에 진출했던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은 철수하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최근 들어 일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루자 공장의 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일부 생산을 재개했다. 기아는 최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에 러시아 시장 판매량 5만대를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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