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세계 최초'로 멕시코 횡단열차를 이용해 현대자동차의 수출을 지원한 현대글로비스가 미국 물류 운송에도 열차 활용도를 높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육·해상 통합 루트를 활용해 파나마운하의 물류 적체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해소하고, 태평양과 대서양 간 화물 운송을 위한 물류 루트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15일 멕시코 매체 'Diario Del Istmo'와 'T21'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테우안테펙 지협 횡단열차(CIIT)를 활용해 미국 동부 해안으로 차량을 운송하기 위해 2차 테스트를 실시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코스모스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옥사카주 살리나크루스 항구에 도착해 600대의 차량을 하역했다. 하역된 차량은 CIIT를 통해 멕시코 동북부 베라크루스(Veracruz)주 코아트사코알코스 항구로 이동했다. 이후 차량은 선박에 실려 4월 3일에 미국 동부 해안으로 향했다. 글로비스 코스모스호는 한국에서 600대의 차량을 싣고 가서 멕시코에서 300대를 추가해 총 900대를 운송했다.
데이비드 플라타 현대글로비스 멕시코 완성차 물류 부문 책임자는 "미국 측과 첫 번째 테스트를 분석하고 있다"며 "현재 평가 단계에 있으며, 그룹에서 CIIT 지속 활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흘수, 용량, 열차 속도, 항만 공간 등을 고려해 인프라와 투자 측면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 테스트를 실시한다면 운송 물량을 늘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최초로 자동차 운송에 CIIT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CIIT는 살리나크루스와 코아트사코알코스를 잇는 총연장 약 300㎞의 철도 노선이다. 멕시코 정부는 파나마 운하의 대체 경로로 CIIT를 홍보해왔다. 적재 시간을 제외한 이동 시간이 총 6.5시간으로 파나마 운하를 이용할 때(최장 10시간)보다 짧다는 주장이다. <본보 2025년 4월 1일 참고 파나마 운하 '대안' 찾은 현대글로비스, 멕시코 살릴 '묘수'까지 일거양득>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인공 수로로 세계 교역량의 약 4~5%를 소화한다.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며 선박 통행이 제한돼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멕시코 정부는 파나마운하 대안으로 CIIT를 개발했고, 개통 후 멕시코가 세계 물류 거점으로 입지를 굳히는데 활용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CIIT를 활용해 운송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차량이 많을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인프라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김지현 멕시코법인장이 이끄는 현대글로비스 대표단은 올해 초 멕시코 라자로 카르데나스항을 방문해 협력을 강화하고 확장 기회를 모색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수출 통로로 라자로 카르데나스항을 활용해왔다.
대규모 투자도 진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멕시코 최대 항구인 라자로카르데나스항 인프라 확대에 약 16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14만6517㎡ 부지에 새 하역장을 건설하고 물류 서비스를 확대한다. <본보 2025년 1월 13일 참고 현대글로비스, 멕시코 '라자로 카르데나스' 항만 당국 미팅...사업 확대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