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북미 반도체 기업고객 확대…플래시PCB에 SMT 시스템 공급

북미 고객 네트워크 확장…반도체 장비 시장 영향력 입증
3남 김동선 합류 후 변화 가속…사업 포트폴리오·기술력 강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세미텍이 미국 반도체 스타트업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북미에서 잇따라 대표 제품인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공급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4일 인쇄회로기판(PCB) 조립 업체 '플래시PCB(FlashPCB)'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한화세미텍 미국법인으로부터 SMT 기기 'SM481'과 'SM482'를 공급받았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장비 도입을 계기로 생산 속도와 정밀도를 끌어올리고 빠른 납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SM481은 초당 약 3만9000개의 부품을 배치할 수 있는 고속 장비다. 작은 칩부터 중간 크기 부품까지 폭넓게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1개의 큰 로봇 암에 10개의 픽업 노즐을 탑재해 빠르게 부품을 집어 올리고, 50마이크론(1000분의 1mm) 단위의 정밀도로 배치한다. 

 

SM482는 SM481과 비교해 속도보다는 정밀도에 특화된 제품이다. 0.03mm의 오차 범위로 정밀하게 부품을 놓을 수 있고 72mm 크기의 커넥터도 장착 가능하다. PCB 위의 미세한 볼 그리드 어레이(BGA)와 피치 부품도 정확하게 감지해 부착하는 ‘업워드 비전 시스템’이 내장돼 있어 복잡한 조립 작업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SM481과 SM482는 모두 스마트팩토리와 연동이 가능한 IT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또 120개의 피더(부품공급 슬롯)를 탑재해 소량 다품종 생산부터 대량 고정밀 생산까지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SMT는 PCB 표면에 전자 부품을 정밀하게 자동 장착하는 핵심 공정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장비 신뢰성이 요구된다. 한화세미텍은 국내 최초로 SMT 장비를 자체 개발했으며, 36년간 칩마운터 및 관련 장비를 제조·공급하며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이번 공급은 한화세미텍이 북미 시장에서 실질적인 고객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고속성과 정밀성을 갖춘 두 기종을 동시에 공급, 현지 고객사의 다양한 생산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비 기술력과 확장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세미텍은 지난달에도 미국 전자 제조 서비스(EMS) 기업 '세미키네틱스(Semi-Kinetics)'에 SMT 기기 '데칸(Decan) S1' 2대와 자동 스크린 프린터 'ESE US-2000' 4대를 납품했다. 세미키네틱스는 한화세미텍의 북미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으로, 앞서 데칸 S1와 SM482 등을 도입한 바 있다. <본보 2025년 5월 9일 참고 김동선이 힘 실어주는 한화세미텍, 실리콘 SMT 북미 공급 확대>

 

한화세미텍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올해 초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하면서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조직 개편과 연구개발(R&D) 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창원 통합사업장에 매달 방문해 현장을 직접 챙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부사장의 합류로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전략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수십 년간 정밀제어 기술과 설비 노하우를 쌓아온 한화세미텍은 첨단 반도체 장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SMT 장비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한 TC 본더(열압착장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작년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모멘텀의 반도체 전공정 장비 사업을 인수하며 후공정에서 전공정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토마스 캐스트너 플래시PCB 최고경영자(CEO)는 "한화세미텍 장비 도입을 통해 복잡한 대규모 조립 프로젝트를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전자부품 제조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이번 투자는 기술력과 고객 만족을 모두 잡으려는 당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플래시PCB는 2020년 설립돼 필라델피아주에 본사를 둔 회사다. 고속·고정밀 SMT 장비를 활용한 전자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잡한 고혼합·저량 생산부터 대량 생산까지 다양한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빠른 납기를 강점으로 한다는 게 플래시PCB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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