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REC 실리콘 주주들에게 '재정 위기 인정' 공개 서한

한화, REC실리콘 재정 위기 인정…주주에 이사회 안정성 촉구
금융 지원에도 자본잠식 심화…REC실리콘 경영 불안 지속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그룹이 지분 100% 인수를 추진 중인 노르웨이 REC실리콘의 심각한 재정 위기를 공식 인정하며, 이사회 안정성 유지와 주주들의 적극 참여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했다.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는 한화의 경영권 확보와 REC실리콘 재무 구조 정상화 전략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화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양기원 ㈜한화 대표와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 공동 명의로 REC실리콘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REC실리콘은 현재 운영 및 재무 양면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향후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중요한 시기일수록 이사회 구성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한화는 현재 지배구조를 지지하지만, 이사회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향후 입장과 지원 수준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을 겨냥한 견제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 일부 주주는 공급계약 해지와 기업 가치 하락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주총 의결권 행사를 통해 현 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본보 2025년 5월 26일 참고 REC실리콘 슈퍼개미, '한화솔루션 공급 계약 해지' 공식 조사 요구>

 

REC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한화솔루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품질 인증 실패로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작년 62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현재는 연내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총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직접 대출하거나 외부 차입에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방위적 재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5000만 달러 규모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대출에 대해 한화솔루션이 전액 보증을 서고, 만기를 2026년 6월까지 연장했다. 지난달에는 한화글로벌아메리카가 1000만 달러 무담보 단기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본보 2025년 6월 17일 참고 REC실리콘 대출 연장..한화솔루션 전액 보증> 

 

한화는 REC실리콘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며, 이번 공개 서한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기존 보유 지분 외 나머지를 1주당 2.20 노르웨이크로네(NOK)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고, 총 인수가는 약 127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공개매수 성사를 위해 필요한 90% 이상 지분 확보를 앞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이 "기업가치에 비해 매각 가격이 낮다"고 반발하면서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한화가 REC실리콘의 회생보다는 전략 자산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4000만 달러를 추가 대출하며 미국 사업 법인의 유형·무형 자산 전체에 담보를 설정했지만 핵심 공장인 모지스레이크는 가동이 중단됐고, 담보로 잡은 특허 상당수도 상용화에 실패한 FBR(유동층 반응기) 관련 기술이다.특히 자산 장부가가 약 5153억 원임에도 외부 평가를 통해 담보 가치를 1200억 원 수준으로 낮춰 산정한 점은 실란가스 설비 등 생존 가능한 자산만 선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REC 실리콘 측은 "주주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주총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공지했다. 주총 참석 및 의결권 행사는 23일까지 등록해야 하며, 주총은 25일에 온라인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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