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5G 가상화 기지국(vRAN)과 오픈랜(Open RAN·O-RAN) 기반의 현장 통화에 성공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실증 사례를 쌓으며 오픈랜 생태계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에 앞장, 네트워크 경쟁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렌지(Orange France)'와 협력해 프랑스 남서부 지역에서 4G·5G 네트워크 기반의 vRAN·오픈랜 실증 테스트를 진행, 첫 통화에 성공했다.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4년여 만에 성과로 이어지며 현장 적용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가상화 무선접속망이 현장에 구축됐다. 현장 검증은 오렌지의 리옹 연구소에서 진행된 기술·운영 테스트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번 실증을 통해 삼성전자의 가상화 네트워크 기술이 프랑스 실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오렌지와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프랑스 남서부 및 서부 지역으로 파일럿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자동화·지능형 기능을 갖춘 삼성의 최신 네트워크 운영 솔루션을 제공했다. △4G·5G vRAN 솔루션 △대용량 다중입출력 장치(Massive MIMO) '32T32R' △다중 대역을 지원하는 오픈랜 호환 기지국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플랫폼 '삼성 코그니티브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스위트(CognitiV NOS)' 등이 포함된다.
이번 테스트는 삼성전자와 오렌지의 다년간 지속된 협력 관계의 결실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오렌지가 파리에 개소한 '오픈랜 통합 센터(Open RAN Integration Center)'에 참여하며 초기부터 기술 실증에 협력해왔다. 양사는 지난 2023년 루마니아에서 세계 최초로 오픈랜 기반의 공동망에서 2G vRAN 통화를 구현하기도 했다. <본보 2021년 11월 11일 참고 삼성전자, 佛 최대 통신사 '오렌지'와 5G 협력…유럽 vRAN 구축 '맞손'>
삼성전자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폴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4G·5G 네트워크 솔루션 실증 테스트 등을 진행하며 동맹 관계를 구축, 수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 독일 'O2 텔레포니카'와 함께 독일 최초로 상용망에 vRAN·오픈랜을 적용했다. 앞서 영국 보다폰에는 저대역과 중대역 주파수를 모두 포괄하는 상용 vRAN 솔루션과 오픈랜 호환 무선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유럽 5G 네트워크에 vRAN이 채택된 최초 사례다. <본보 2024년 5월 3일 참고 삼성전자 5G vRAN·오픈랜 솔루션 '독일 최초' 상용망 적용>
삼성전자는 오픈랜 기반 망 공유 구조와 가상화 기술을 통해 하드웨어 의존도와 구축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AI와 자동화를 접목해 향후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유럽 내 통신사들의 공급망 다변화 요구에 부합하고,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마뉘엘 루간 델퐁 오렌지 프랑스 네트워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프랑스에서 삼성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vRAN으로 첫 통화를 성공한 것은 향후 클라우드 RAN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준다"며 "이는 삼성과 오렌지 팀 간 효율적인 협력과 이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의 결과"라고 밝혔다.
문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개발팀장(부사장)은 "오렌지 프랑스와의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이룬 혁신적인 성과 중 하나"라며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삼성의 vRAN 및 오픈랜 솔루션은 고품질의 안정적인 연결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프랑스 네트워크에 도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