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美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최적의 파트너' 의지

최윤범 회장, 싱가포르 경제지 '더월드폴리오'와 인터뷰
안티모니 등 전략 광물 수출 확대…군수·방위산업 공급망 안정 기여
켐코 니켈 제련소·호주 아크에너지 등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더구루=정예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내 핵심광물 가공시설 설립을 통한 대미 투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지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탈(脫)중국 가공 역량을 확보, 공급망 안정성과 글로벌 전략적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3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비중국산 가공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분명해졌으며, 이는 심각한 경제 및 공급망 취약성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우려되는 문제"라며 "고려아연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엄선된 기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 의존도가 낮고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된 다양한 핵심 광물 자원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수익성은 미국 정부의 지원에 크게 좌우되겠지만, 전략적으로는 이러한 시설 설립의 타당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최근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등 전략 광물의 대미 공급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에 안티모니 20톤(t)을 직수출한 데 이어, 국내 화학 제조사와 협력해 다음 달 추가 50t을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총 100t 이상을 직접 수출하고, 내년에는 240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티모니 생산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다.

 

게르마늄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달 최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미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모두 군수·방위산업 핵심 소재이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미국 내 수출 확대는 곧 공급망 안정과 직결된다. 특히 최근 중국이 미국을 대상으로 관련 수출을 통제하면서 공급망 불안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니켈, 리튬, 안티모니, 게르마늄, 갈륨,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주요 광물 가공 분야에서도 한국에서의 확장이나 미국 내 시설 건설을 통해 상당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 및 시운전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이는 당사의 더 큰 성장 비전과 부합하는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광물 원료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미국 현지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를 통해 전자폐기물, 태양광 패널, 배터리 등 이차자원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페달포인트를 기반으로 현지 핵심광물 가공시설까지 설립하면 사업 범위를 더욱 확장하며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달포인트를 통해 수거·전처리된 자원은 온산제련소로 보내져 동·은 등 고부가가치 금속으로 재생산된다. 미국 내 원산지 추적 시스템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도 충족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설립 이후 첫 반기 흑자를 내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페달포인트는 2030년대 초까지 연간 15만t 이상의 구리 함유 소재를 정제 시스템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23만t의 전자폐기물, 32만t의 태양광 패널, 6만t의 폐배터리를 처리해 약 46억 달러 규모 매출을 창출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내년부터는 페달포인트가 의미 있는 매출 및 이익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확신하며, 온산에 위치한 당사 정유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활용은 당사 전체 전략의 핵심이 됐으며 수소 및 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여러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꼽았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켐코를 통해 울산에 올인원(All-in-one) 니켈 제련소를 짓고 있다. 오는 2027년 1월 가동이 목표다. 혼합수산화물침전물(MHP)과 무광택 니켈부터 블랙매스까지 다양한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 회장은 "우리는 아연·납·구리 제련에서 입증된 적응력을 니켈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를 통한 청정에너지 사업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아크에너지는 고려아연의 100% 자회사로 호주에서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확대를 목표로 설립됐다. 풍력 뿐만 아니라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호주 퀸즈랜드, 뉴사우스웨일즈, 태즈매니아 등에서 풍력·태양광발전소 등을 개발·운영 중이다.  

 

최 회장은 "아크에너지가 올해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올해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업이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크에너지는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가동 중인 태양광 발전소, 풍력 발전소, 세계 최대 규모의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그리고 작지만 의미 있는 친환경 수소 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수익성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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