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38조원'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다. 일본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내달부터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주도할 합작사를 출범시켰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도 캐나다·미국 파트너사들과 협력 중이며 중국 칭타오에너지는 생산 공장 구축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소재 회사 지분을 취득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Prime Planet Energy and Solutions)이 내달 출범한다. 양사가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한 지 약 15개월 만이다.
합작사 지분은 도요타가 51%, 파나소닉이 49% 보유한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양산을 진행한다.
도요타는 전 세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올 초에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지원 아래 닛산, 혼다, 파나소닉 등과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 당시 경제산업성으로부터 160억엔(약 178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캐나다 배터리 소재 업체인 퀘벡 하이드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과 대량 양산이 주요 목적이다. 이보다 앞서 BMW는 2017년부터 미국 배터리 업체인 솔리드 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퀀텀 스케이프의 지분 5%를 인수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톈지자동차는 작년 1월 전고체 배터리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 상해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용품 전시회(CES ASIA) 2O19'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톈지 ME7 모델을 전시했다.
칭타오에너지도 작년 말 중국 장시성에 55억 위안(약 9400억원)을 쏟아 전고체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생산량은 10GWh 규모로 2022년 완공 예정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미국 전고체 배터리 소재회사 아이오닉 머티리얼스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남양연구소의 배터리 선행 개발팀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2025년 본격 양산한다는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액체가 아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폭발과 화재 위험성이 거의 없고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5년 3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