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호텔신라가 세계 1위 기내 면세사업자 3식스티(Sixty) 지분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호텔신라의 미주 시장 공략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면세점 업계가 큰 충격을 받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7일(현지시간) 3식스티(Sixty) 면세점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트라벨 리테일 그룹로부터 지분 44% 인수했다. 작년 10월 양사가 지분 양수도 계약을 맺은 지 6개월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3식스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금액은 1억2100만달러(약 1417억원)다. 호텔신라의 자기 자본의 18.5% 수준이다.
호텔신라는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3식스티 지분을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23%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도 가진다. 3식스티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콜옵션 행사 기간은 2026년 1월 이후 10개월이며, 행사가액은 직전년도 영업 실적을 기초로 산정한다. 호텔신라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트라벨 리테일은 남은 지분 33%를 호텔신라에게 넘기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호텔신라가 3식스티를 100% 자회사로 둘 수도 있다.
3식스티는 현재 에어캐나다, 버진에어웨이, 싱가포르에어라인 등 20여개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 댈러스포트워스, 플로리다 올랜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등 북미 주요 공항과 콜롬비아 엘도라도 국제공항 등 중남미 12곳의 국제공항 면세점과 유람선 선착장 등 4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3식스티 지분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주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호텔신라가 3식스티 인수로 세계 1위 면세사업자 듀프리와 국내 1위 롯데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큰 변수가 됐다. 면세점 업계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3식스티는 2018년 매출 약 5455억원, 순이익 9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5139억원, 순손실 1억70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