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로부터 고로(용광로) 시설 인수 러브콜을 받았다. 인니 크라카타우스틸이 운영하는 고로 공장 관련해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데 포스코가 유력한 인수업체로 지목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카타우스틸은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공장 생산시설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실미 카림(Silmy Karim) 크라카타우스틸 최고경영자(CEO)는 "공장을 인수하려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회사는 비효율적인 가격으로 철강을 생산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해 12월 5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고로를 돌리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라카타우스틸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고로를 가동한 후 지난해 9월 열연코일(HRC) 형태의 상업용 철강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장이 예상과 달리 실적 악화 등 투자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새로운 고로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보인다. 현재 크라카타우는 재무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크라카타우스틸이 포스코에 인수를 제안한 배경에는 포스코와 크라카타우가 함께 세운 일관(一貫)제철소 영향이 크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14년 크라카타우스틸과 지분 70%, 30% 각각 투자해 합작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 포스코'(PT. Krakatau POSCO) 공장을 세웠다. 이는 동남아 최초이자 포스코가 해외에 세운 첫 일관제철소다.
일관제철소란 철광석 등을 고로에 넣어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 쇳물에서 불순물을 없애는 '제강', 이 쇳물로 쇠판(슬라브)을 만들어 압력을 가해 철강재를 제조하는 '압연' 등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가동 후 고로 쇳물 300만톤으로 반제품인 슬래브 150만t, 후판 150만t을 생산하고 있다. 2014년 가동 이후 적자였지만 고수익 후판 판매 확대와 판매가격 상승 등으로 2018년 흑자전환했다.
크라카타우스틸의 고로 인수 프로젝트는 중국 MCC 그룹 내 가장 큰 엔지니어링회사 CERI와 코킹 및 내화 엔지니어링 컨설팅회사 ACRE 그리고 PT크라카타우 엔지니어링 컨소시엄으로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크라카타우스틸의 인수 제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합작 일관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별도로 고로 운영까지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크라카타우스틸로부터 인수 제안서를 받은 건 사실이나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