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견제해 합작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르면 올 3분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공룡 조선소'가 탄생한다. 일본 1위 조선소인 이마바리와 2위 조선소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자본·업무 제휴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JMU의 합작 조선소인 일본조선소(Nihon Shipyard)가 올가을 정식 출범한다. △설계 △생산계획 △홍보 △자재 조달 △연구개발 △선박 건조 등 생산의 모든 부문을 통합한다. 이마바리조선이 일본조선소 지분 51%를, JMU가 49%를 각각 보유한다.
현재 일본조선소 설립안은 일본과 대만 공정 경쟁당국으로부터 합병을 승인받았다. 다른 나라 경쟁당국으로부터의 합병 승인도 대기하고 있어 무리 없으면 오는 가을 정식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유키토 히가키 이마바리조선소 사장은 "가을쯤 일본조선소가 조선사업과 설계 부문 합작사로 출범할 예정"이라며 "양사는 다른 경쟁 조선소보다 친환경적이고, 기술적으로 앞서 선박을 설계·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합병 조선소는 설립안으로 일반화물선(벌커), 액체화물운반선(탱커), 컨테이너선 등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박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라 현재 시장 경제성이 높은 LNG운반선이 빠져 한계점도 엿보인다.
일본 조선소의 합작사 설립은 한국·중국업체의 대형화 견제 목적이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 등 조선업 생산비용이 저렴한 라이벌들과 경쟁을 지속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 차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일본은 자국 1, 2위 조선소의 합작사를 설립을 추진해온 것이다. 특히 철광석 등 자원운반선에 특화된 합작회사로 설립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본보 2020년 3월 29일 참고 "한·중 견제" 日 1·2위 조선소 합작사 설립 '속도'>
양사는 지난해 11월 자본 및 업무 제휴(capital and business tie-up)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 대형컨테이너선·대형유조선·벌크선 등을 공동영업·설계하기로 합의하고 합작사 설립에 속도를 냈다.
이마바리조선은 이마바리·마루가메·사이조·히로시마 등 10개, JMU사는 아리아케·구레·츠 등 6개 조선소로 구성됐다. 해당 조선소에서만 지난 2018년도 일본 전체 선박 건조량 40%를 점유했다.
한편, 이가키 사장은 일본조선소 설립을 앞두고 일본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일본 조선업체들이 지금의 경제적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일본 무역 99%가 해상 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현 물류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 혹은 조선소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