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아랍에미레트(UAE)에서 1조원 이상의 신조 발주가 예고되면서 국내 조선 빅3를 포함해 글로벌 조선소가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 해운 자회사 애드녹 L&S(Adnoc L&S)는 최대 6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중대형 유조선 아프라막스급 LR2 탱커 8척의 신조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발주 규모는 9억 달러(약 1조원)이다. 발주는 연내 진행될 전망이다.
애드녹 L&S는 먼저 이번 주말 VLCC 3척의 신조선 상업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옵션 3척이 포함됐다. 중대형 유조선 LR2탱커는 신조선 4척에 옵션분 4척이 포함됐으며 이 역시 별도 입찰이 진행된다.
이번 신조선 입찰에는 글로벌 조선소 8개가 입찰 제안을 초청받았다. 참여업체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국내 조선소와 일부 주요 조선소가 참여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드녹 L&S가 1조원 규모의 신조선 발주를 진행하는 건 선박용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공급을 고려한 조치다. 애드녹 L&S는 액화천연가스(LPG)와 석유제품에 주력하기 위해 지난 7월 중국 완화화학그룹과 제휴를 맺고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애드녹 L&S는 또 신조 발주 외 현대식 중고 VLCC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사 선박 구입을 위해 VLCC 시장에 등장했지만 시장 경쟁이 상승하고 사업이 정체되자 일시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애드녹 L&S는 신조선 주문 후 2021년 인도 날짜에 맞춰 선박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2018년 이전에 건조된 선박도 찾고 있다.
아부다비내셔널탱커, 석유 서비스, 아부다비 석유 항만 운영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애드녹 L&S는 25척의 선박으로 구성된 혼합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애드녹은 여러 해상 터미널 시설과 함께 다수의 연안·서비스 선박을 통제한다.
애드녹 L&S의 신조 발주 소식에 국내 조선소는 물론 해외 주요 조선소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VLCC와 LR2 유조선 모두 옵션분이 포함돼 수주 획득시 선가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VLCC 선가는 척당 8700만 달러(약 1000억원) 와 LR2 유조선은 척당 5000만 달러(약 600억원) 수준인데다 LNG를 연료로 쓸 경우 선가는 상승한다"며 "발주 규모가 큰 만큼 수주시 수익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