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정용진의 남자'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로 일했다. 지난 2009년부터 이마트의 자문을 맡으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편의점 이마트24, 온라인몰 SSG닷컴 등 이마트의 대표적인 신사업 대부분 과거 강 사장의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10월 이마트 대표에 선임됐고,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SSG닷컴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영입 1년 만에 온·오프라인 통합 수장에 오르며 그룹 2인자 자리를 꿰찬 셈이다.
이마트는 취임 당시 강 사장에게 개인 사택을 마련해줬다. 그는 현재 강남권 대표적인 초고가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거주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전세권자는 이마트로, 지난해 1월 계약을 맺었다. 전세 보증금이 무려 18억원에 달한다. 강 사장에 대한 정 부회장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2016년 8월 입주를 시작한 이후 이 지역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며 최고 시세를 형성해왔다. 지난 2019년 매매가격이 3.3㎡(1평)당 1억원을 넘은 최초의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단지는 잇단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전세 보증금 역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200.59㎡는 지난해 4월 4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며 그해 가장 비싼 전세가를 기록했다.
한편, 강 사장은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 속에서 빠른 체질 개선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이마트의 실적 반등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선·가공식품 사업을 강화하며 그로서리 부문 혁신을 이끌었다. 삐에로쑈핑·부츠·PK피코크 등 적자를 냈던 전문점도 과감하게 정리했다. 이에 지난해 2분기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이마트는 곧바로 반등하며 3분기 15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