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이마트가 미국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벤슨 힐 바이오시스템(Benson Hill Biosystems·이하 벤슨 힐)에 베팅했다. 이번 기술투자를 토대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모험적 기술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영국 윗시프 그룹(Wheatsheaf Group)과 구글 벤처스가 주도한 벤슨 힐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마트의 개별 투자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벤슨 힐은 총 1억5000만 달러(약 1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벤슨 힐은 투자금을 활용해 클라우드 바이올로지(Cloud Biology®)와 크롭오에스(CropOS™) 개발을 가속화한다. 클라우드 바이올로지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농산물의 영양학적 특성과 생산량 등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크롭오에스는 이를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하면 농업의 효율성을 10배 높일 수 있다는 게 벤슨 힐의 설명이다.
벤슨 힐은 플랫폼 연구와 함께 파트너사 확대, 인재 모집, 고단백 대두 개발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 벤슨 힐은 내년 초 오메가3 지바산과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고단백 대두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는 식량 시스템 발전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과 웰빙을 증진하는 기업의 전략적 비즈니스 모델과 잠재력을 인식하고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다양한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 라운드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단행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성장하고 있다"며 "벤슨 힐의 제품 혁신과 단백질과 영양소 밀도 분야에서 식물기반 대안 채택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의 투자는 주변 소비자에게 보다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식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기업 비전을 실현하려는 전략적 의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마트는 유통사업 부진을 이번 기술 투자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벤슨 힐의 고품질 대두 품종 포트폴리오로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선사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이번 투자는 정 부회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기술 투자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가 유통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T) 접목에 앞장선 만큼 미래 기술의 현실 적용 가능성을 지속 진단하고, 유통산업 선도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8월 AI 기반 리테일테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인 인터마인즈에 5억원을 출자해 지분 5.3%를 확보했으며, 신세계I&C도 전환상환우선주 지분 10.5%를 10억원에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