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스페인에 테슬라향 신형 배터리 생산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일본 닛산 공장의 인수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현지 정부에서 유럽연합(EU)의 지원금을 끌어다 배터리 허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 LG의 진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자동차 전문지 코체 글로벌(Coche Global)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원통형 배터리 셀 생산거점으로 닛산 공장을 검토하고 있다.
4680 원통형 배터리 셀은 지름 46㎜, 길이 80㎜의 차세대 제품이다.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늘어난다. 앞서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공급을 목적으로 미국과 스페인에 해당 배터리의 생산시설을 모색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9월 배터리 데이에서 4680 배터리 셀을 처음 언급했었다.
스페인이 후보지로 거론되며 닛산 공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닛산은 바르셀로나 인근에 총 3개의 자동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자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며 스페인 카탈루냐 주정부는 대체 투자자를 찾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이 물망에 올랐다.
특히 카탈루냐 주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앤젤스 차콘(Àngels Chacón) 카탈루냐 주정부 지식경제부 장관은 작년 9월 트위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투자 업체가 닛산 공장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현지 매체의 보도를 전하며 "끈질긴 작업 끝에 결국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가 진전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본보 2020년 9월 7일 참고 스페인 정부 "LG화학, 닛산 공장 인수 희망">
카탈루냐 주정부는 EU의 지원금 활용도 살피고 있다. EU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을 토대로 닛산 공장을 배터리 생산시설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가 성사되면 스페인은 테슬라의 차기 배터리 물량을 책임지며 핵심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중국에 이어 유럽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의 협업 영토도 넓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의 중국향 전기차 모델3, 모델Y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테슬라 수요가 증가하며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전무)은 올 초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증설되는 35GWh엔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모두 포함하지만 원통형 배터리 비중이 더 높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페인 투자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