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이슈] 현대차·기아, 전기차-수소차 투트랙 전략 中 '반전 카드' 될까

정치적 갈등 속 현지 존재감 미미한 수준으로 전락
中정부 정책 선제 호응…2002년 첫 진출과 '닮은꼴'

 

[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차·기아가 전기차-수소차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전기차-수소차 부문에서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데다, 때마침 중국 정부가 전기와 수소를 양대 축으로 하는 신에너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시너지가 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나온다.

 

◇中서 존재감 미미해진 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점유율 두자릿수의 '키 플레이어'였으나 현 상황은 존재감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25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 1~4월 판매량은 14만5000대(현대차 9만6000대·기아 4만9000대)로 그 점유율이 2.6%에 그쳤다. 이 추세라면 올해 판매량이 5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2016년 한때 179만대를 판매하며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새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본보 2021년 5월20일자 참조 현대차·기아, 1~4월 中 시장점유율 2.6% '존재감 미미'>

 

이 기간 중국 현지 브랜드가 그 점유율을 41.6%까지 끌어올리고 독일계(23.1%), 일본계(22.0%), 미국계(9.2%) 브랜드 역시 나름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2017년 한·중 사드 갈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 자체 브랜드가 급성장하며 현대차·기아가 장악 중이던 중저가 시장을 현지 브랜드에 속절없이 빼앗긴 것이다.

 

◇中정부 정책 선제 '호응'하며 반전 꾀해

 

현대차·기아도 올 들어 본격적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나섰다. 또 지난달 15일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 행사에선 그 반전 카드를 발표했다. △현지화 R&D 강화 △전동화 상품 라인업 확대 △수소연료전지 기술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 △브랜드 이미지 쇄신이란 4대 전략이다.

 

 

핵심은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선제 호응이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인 신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발맞춰 현대차·기아도 전기차-수소차 투 트랙 전략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1개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또 이 과정에서 현지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현재 광저우 시에 건설 중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판매 법인 'HTWO 광저우'를 기반으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정책에 적극 호응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가 2002년 중국에 처음 진출할 때와 닮은 발 빠른 행보다. 현대차는 경제적 불모지에 가까웠던 중국, 그것도 경제력이 집중한 동남부 연안지역이 아닌 수도 베이징에 발빠르게 진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외국계 자동차 회사 유치를 통한 경제 부흥에 목 말라있던 베이징 시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차의 이 같은 베팅은 결국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이 같은 성공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행보로 이어졌다.

 

◇이해관계 일치한 中, 현대차·기아 '윈-윈'할까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경제 중심지로 성장했으나 현재 미국의 강력한 견제 속에 성장이 주춤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이 가운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신에너지로 삼고 전기차-수소차 부문에 정부 차원의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테슬라 상하이 공장을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수소차를 비롯한 신에너지 부문에서의 투자에 목 마른 중국 정부에 선제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 투자가 시급한 중국 정부와 중국 시장에서의 반전 카드가 절실한 현대차·기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선 지난 3~4월 2개월 연속으로 최다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선전하고 있다. 신생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미국 시장에서 매년 2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수소차 양대 친환경차 시장에서 발빠른 행보로 미국-유럽 양대 시장에서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앞선 전기차-수소차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한다면 두 주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선 이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기아의 4월 재도약 전략이 정국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보 2021년 5월5일자 참조 "현대차·기아 재도약 전략, 中정부 정책에 도움" 현지언론 '호평'>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마이카168닷컴'은 21일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수소차 투 트랙 전략 분석 기사에서 "현대차·기아는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다른 어떤 국가(의 기업)보다 중국에 더 큰 성의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기아의 이 같은 중국 내 투자는 중국 수소 에너지 발전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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