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파키스탄에 연간 5만 대 규모의 삼성전자 TV 조립공장이 들어선다. 모바일에 이어 TV까지 현지 협력사와의 스킨십을 확대,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압둘 라작 다우드 파키스탄 산업투자부장관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카라치에 R&R인더스트리와 공동으로 TV 공장을 짓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2021년 4분기 가동 예정이며 연간 5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우드 장관은 "이는 투입 비용과 기타 인센티브 등 상무부(MOC)의 '메이크 인 파키스탄(Make-in-Pakistan)' 정책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R&R인더스트리가 CKD(Complete Knock Down, 완전 분해)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TV를 생산할 전망이다. CKD 방식은 개별 부품 단위로 완전히 분해한 뒤 이를 포장해 운반, 수입국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삼성전자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수입 관세가 높은 일부 국가에서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 같은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규 TV 공장에 지분 투자 등을 하지는 않지만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파키스탄 대기업 럭키그룹의 럭키모터코퍼레이션과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는 합작공장도 짓고 있다.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시리즈와 M시리즈 생산을 시작으로 점차 하이엔드 모델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 연말까지 시설을 완공하고 생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본보 2021년 8월 2일 참고 파키스탄, 삼성전자 합작공장 포기설 일축…이르면 연말 생산>
공장은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시 내 빈 카심 산업단지에 위치한 럭키모터코퍼레이션의 기존 자동차 부품 공장에 들어선다. 파키스탄 통신청(PTA)은 지난달 럭키모터코퍼레이션에 모바일 기기를 제조할 수 있는 허가도 승인했다.
당국은 "이는 파키스탄의 획기적인 성과이며 시장에서 주요 국내·해외 플레이어의 존재를 보장함으로써 국내 모바일 제조 생태계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제조 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산업부 산하 엔지니어링 개발 위원회(Engineering Development Board·EDB)는 지난해 핸드폰 기기 제조산업 육성 정책(Mobile Device Manufacturing Policy·MDMP)를 발표했다.
파키스탄 최초로 발효된 이 정책은 현지에서 핸드폰을 조립 생산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MDMP에 힘입어 샤오미, 오포, 리얼미 등 여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파키스탄에 진출해 공장을 설립했거나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