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이 미국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레이븐SR(이하 레이븐)'에 베팅했다. 그룹 전체에 걸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장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등 친환경 행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레이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삼성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SVIC)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투자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레이븐은 지난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와이오밍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연소 발생 없이 고형 폐기물, 유기 폐기물, 메탄 천연 가스,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등을 고품질의 그린수소, 합성연료 등으로 변환하는 독자 기술인 '스팀/CO2 리포밍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워 작년 미국 석유·천연가스 기업 쉐브론, 일본 무역회사 이토추, 미국 수소전지 상용차 공급업체 하이존모터스 등으로부터 2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특히 하이존모터스와는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최대 250개의 수소 생산 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우선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미국 최초로 폐기물을 변환해 수소를 생산하는 상업 시설을 조만간 착공한다. 일일 약 200t의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이를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생산능력을 갖춘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수소 에너지원 등은 하이존모터스의 연료 전지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레이븐은 삼성벤처투자의 투자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수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과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양사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 등 청정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협업할 계획이다.
맷 머독 레이븐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의 투자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우리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전 세계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레이븐의 획기적인 기술은 오늘날 에너지 전환 전략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주요 기업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