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카자흐스탄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스포티지' 조립·생산을 추진한다. 러시아 공장 생산 공백을 만회하기 위한 '플랜-B'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강훈택 기아 KD사업지원실장(상무)은 최근 바킷 듀센바예프(Bakyt Dyussenbayev)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와 만나 스포티지 현지 조립생산 관련 내용을 협의했다.
듀센바예프 대사는 "상호 호혜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 브랜드의 신차 양산을 위한 사업체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 실장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포괄적인 지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기아는 카자흐스탄 북부 코스타나이에 있는 자동차 반조립 회사 '사리아카 압토프롬'(Saryarka AvtoProm)과 기아 차량 조립생산 내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사리아카 압토프롬은 연간 2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기아는 지난 2021년 3월 부터 이곳에서 리오 등 모델을 생산하는 등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스포티지 현지 조립생산은 러시아 생산 공백을 카자흐스탄에서 만회하는 '플랜B'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하는 국제적 공조 대열에 동조하는 한편,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전략이다. 러시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전체 판매는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유럽비즈니스협회(AEB·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에 따르면 기아는 1분기(1~3월) 러시아 시장에서 전년(5만1624대) 대비 35% 줄어든 3만3658대 판매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