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기아 고성능 퍼포먼스 세단인 '스팅어'를 그대로 가져다 베낀 차량 디자인을 특허 출원했다. 스팅어 단종을 노리고 호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적인 꼼수라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AIC는 최근 중국 특허청에 차세대 MG6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다. MG6는 SAIC 간판 준중형 세단 모델이다. SAIC는 차세대 MG6를 고성능 버전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디자인 특허가 공개되며 SAIC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부터 리어 라이트, 쿼드 배기 디자인, 해치 테일 등 스팅어를 빼다 박은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SAIC가 기존 MG6 모델의 호주 판매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스팅어 디자인을 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준비 중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스팅어가 호주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단종설까지 나돌며 이르면 2024년 내 현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계산이 들어갔다는 것.
호주연방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스팅어는 지난 2월 호주 시장에서 총 314대가 판매되며 현지 출시 이후 가장 높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약 1년 9개월 만에 세운 신기록였다. 앞선 최고 판매 기록은 지난 2020년 6월로 247대를 판매했었다. 아울러 퀸즐랜드와 노던 테리토리 등 호주 지역 경찰은 스팅어를 순찰차로 사용하고 있다. <본보 2022년 3월 8일 참고 기아 스팅어, 호주 판매 역대 최고치 '역주행'…지난달 314대 기록>
업계 관계자는 "스팅어는 기아의 디자인 경쟁력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한 기념비적 모델"이라며 "기아 브랜드의 상징성이 크게 담긴 모델인 만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스팅어가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아 스팅어는 지난 2017년 처음 출시됐다. 퍼포먼스카로써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주행 성능과 스포티한 외모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2020년 하반기 파워트레인 교체와 함께 부분변경을 거쳐 다시 판매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다.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은 전성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3167대였다. 출시 원년 판매량 6122대에서 두 동강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