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운명 가를 14인]② '첫 산재 인정·입찰 제한 제동' 삼성 희비 '쥐락펴락'

-김재형 대법관, 삼성 LCD 공장 근로자 산재 인정·헐값 매수 논란 자회사에 가격 상향
-조재연 "KTB자산운용 삼성에 2000억 배상"…안철상 "삼성물산 입찰 제한 철회"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내달 안으로 이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 부회장의 형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3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이들은 삼성과 어떤 인연이 있을까. <매일뉴스>가 삼성과 얽힌 법관 14인의 과거 판례를 낱낱이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을 심리 중인 김재형 대법관은 산업재해, 부당 징계 관련 소송을 맡아 삼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조재연 대법관은 삼성 장학재단 손해배상, 안철상 대법관은 삼성물산 입찰 제한 소송에서 삼성에 유리한 판결을 냈다. 박정화 대법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격 재조정 관련 상고심을 진행 중으로 법관 4인 모두 삼성과 얽힌 여러 소송을 맡아왔다.

 

◇김재형 대법관, 소송 3건 모두 삼성 '패'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재형 대법관이 삼성과 관련해 맡은 사건은 확인된 것만 세 건이다. 세 건 모두 삼성이 패했다.

김 대법관은 지난 2017년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일한 이희진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주심을 맡았다.

 

이 씨는 지난 2002년부터 4년여간 삼성전자 LCD 천안공장에서 근무하다 다발성 경화증에 걸렸다. 2010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거절당했다.

 

1.2심 법원은 공단의 편에 섰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김 대법관은 이 씨가 걸린 병이 작업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다발성 경화증을 산재로 인정해 준 첫 판결이었다.

 

김 대법관은 원심보다 무거운 벌 내리기도 했다. 올 1월 있었던 삼성전자 반도체 자회사 헐값 매수 논란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자회사 세크론 소액주주들은 또 다른 자회사인 세메스와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가격이 불합리하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2심은 주당 12만4490원으로 산정하라 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보냈다. 2심에서 판결한 가격보다 더 비싸게 주식매수가격을 산정하라는 주문이다.

 

삼성물산이 노동조합 유인물을 배포한 직원을 징계 처분한 사건에 대해서도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2016년 말 이 사건의 주심을 담당한 김 대법관은 유인물 배포는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고 봤다. 이를 저지하는 건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장학재단·삼성물산 엮인 소송에선 '승소'

 

반대로 삼성의 손을 들어준 판결도 존재한다. 조재연 대법관은 작년 10월 삼성꿈장학재단·포스텍과 KTB자산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은 2010년 KTB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펀드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며 각각 500억원의 투자금을 잃었다.

 

법원은 KTB자산운용이 투자 위험 수준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각각 2000억원씩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안철상 대법관은 2011년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 수석부장판사 시절 조달청의 건설사 입찰 제한 사건을 맡았다.

 

당시 조달청은 허위 서류 제출을 이유로 삼성물산을 포함해 건설사 68곳을 부정당 업체로 지정했다. 이후 9개월간 정부가 발주하는 입찰을 금지했다.

 

법원은 "제재 처분이 집행되면 신청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본안 판결 선고 때까지 제재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라"고 명령했다.

 

박정화 대법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격 관련 상고심을 맡아 진행 중이다. 이는 일성신약을 비롯해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회사가 제시한 1주당 주식매수 청구가격(5만7234원)이 낮다며 상향 조정해달라고 낸 소송이다. 지난 2016년 고법 판결에서는 1심을 깨고 매수가를 올리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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