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성적표' 현대차·기아 美 3분기 역대급 실적…IRA에 발목 잡혀

반도체 칩 부족 대응으로 역대 3분기 최대 실적 달성
연말 혼다 제치고 4위권, IRA법 시행 따른 EV판매 '변수'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에 적극 대응하며 '역대급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여파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 올해 전체 성적에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여 '불안한 성적표'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기아 美 3분기 역대급 실적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3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36만923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18만4431대, 기아는 총 18만4808대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해당 기간 완성차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기아가 5위, 현대차가 6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지난달 평균 8.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5만9465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팔린 투싼은 31% 증가한 1만2971대, 싼타페는 40% 늘어난 9192대가 각각 팔렸다.

 

기아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5만6270대를 판매, 역대 8월 기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브랜드 대표 준중형 SUV 모델 스포티지가 88% 증가한 1만2412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쏘렌토는 79% 증가한 7350대를 기록했다.

 

1위는 일본 토요타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총 45만8493대를 판매했다. 이어 포드와 쉐보레가 각각 44만4647대와 37만2973대로 2위와 3위를 꿰찼다. 4위는 20만258대를 판매한 혼다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7위부터 10위까지는 △지프(16만1351대) △닛산(14만2845대) △램(13만9296대) △스바루(13만7320대) 순으로 이어졌다.

 

업계는 연말 현대차·기아가 혼다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 현상만 아니었다면 현대차·기아는 눈에 띄게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을 것"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연말 혼다를 제치고 4위와 5위에 나란히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RA법 발목 잡혀…'불안한 성적표'

 

다만 변수는 전기차 성적표다. IRA 시행 직후 현대차·기아 브랜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의 미국 판매량이 전달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IRA는 북중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 8월 16일 시행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8월 판매량인 1517대보다 14%(211대) 감소한 1306대를, 기아 EV6의 판매량은 1440대로 전월 1840대보다 22%(400대)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기아 3분기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위에서 4위까지 2계단 하락했다. 상반기(1~6월)까지만 해도 9%대 점유율을 나타내며 테슬라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결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로컬 브랜드에 밀려 5.9% 수준까지 낮아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가 발표한 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1만2046대를 판매했다.

 

아직까진 3분기 누적 판매 기준으로 현대차·기아는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 7.9%를 유지, 포드(7.2%)와 GM(4.0%)를 앞서고 있으나 IRA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IRA에 따른 영향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IRA를 주요 입법 성과로 홍보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가 받을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입지 축소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3분기 미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5682대로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연내로 앞당기고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조지아 주정부와 현지 정치권도 현대차 조지아 EV공장 설립에 따른 '녹색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현대차와 연합 전선을 구축, IRA법 통과 이후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대차그룹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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