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도 中 존재감 '위축'…3년 새 점유율 ‘20%→16%’ 급감

공급망 문제와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 주원인 지목
올리버 블룸 CEO "브랜드 기술력 제고 활동 강화"

 

[더구루=윤진웅 기자]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시장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로컬 브랜드와 미국 테슬라에 입지를 확대로 지난 3년간 현지 시장 점유율이 4%포인트 급감했다. 

 

29일 글로벌 자동차 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중국 시장 점유율 16%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점유율 20%대를 자랑했던 지난 2019년과 비교해 5분의 1가량 하락한 수치다. 현지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예상 점유율이지만 하락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격적인 입지 축소 징후는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됐다. 공급망 문제과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 등으로 신모델 출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현지 시장 점유율 곤두박질 조짐을 나타냈다. 폭스바겐그룹이 출시한 전기차에 탑재된 고급 음성 제어 시스템 등 첨단 기능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뒤처진다는 현지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것도 이때부터다. 

 

로컬 브랜드는 물론 미국 테슬라의 입지 확대 역시 폭스바겐그룹의 현지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2%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1.6%에 달했다. 반면 폭스바겐그룹의 점유율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해 폭스바겐을 통해 현지 출시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ID.4의 흥행 실패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ID.4는 출시 이후 중국 운전자들로부터 현지 시장 기준에 비해 너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 싱크탱크 베른슈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는 "중국 전기차 운전자는 테슬라가 폭스바겐그룹보다 더 세련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며 "테슬라는 물론 비야디(BYD), 지리(Geely), 둥펑자동차(Dongfeng Motor) 등 중국 브랜드에도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지 투자 강화에도 입지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업체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였다. 로디움 그룹은 "중국 시장은 폭스바겐그룹에게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입원인 국가인 만큼 하루빨리 현지 맞춤형 판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단독 또는 합작 투자를 통해 제조 공장 40개를 운영하는 등 현지 시장 입지 확대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신차 판매의 37%를 중국 시장에서 소화한 바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브랜드 기술력 제고를 토대로 경쟁 우위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올리버 블룸(Oliver Bloome)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운전자들은 매우 기술 중심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파악해 현지 고객들의 만족도를 올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미 중국 기술 회사인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3395억원)를 투자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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