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리튬 주도권 잃고 있다"…GM·포드 등 경쟁사 공급망 전방위 압박

GM 일부 대금 선지불·포드 대출 제공
테슬라 광물업체와 협력 소극적…코어리튬 계약 무산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테슬라가 리튬 수급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광물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리튬을 확보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비협조적인 태도 탓에 협상이 줄줄이 결렬돼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배터리 광물 컨설팅 업체 하우스 마운틴 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리 사장은 "라이벌이 공급망에 돈을 쏟아부으며 (일론) 머스크의 리튬 주도권은 약해지고 있다"며 "협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GM은 8월 리벤트와 손잡았다. 2025년부터 6년간 리튬을 공급받고자 1억9800만 달러(약 2610억원)를 선지불했다. 포드는 지난 6월 호주 라이온타운 리소시스(Liontown Resources Limited, 이하 라이온타운)와 3억 달러(약 3950억원)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온타운의 리튬 개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리튬을 받는다. 첫 해 7만5000t을 시작으로 2년 차에 12만5000t, 3~5년 차에 15만t을 조달한다.

 

반면 테슬라는 여전히 콧대가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테슬라는 코어리튬과 리튬 정광(스포듀민) 공급을 논의해왔지만 마감일인 10월 26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계약은 무산됐다. 머스크는 호주와 캐나다, 미국에서 리튬 사업을 인수하자는 코어리튬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도 미국 사이프레스 디벨롭먼트를 인수하려 했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테슬라의 리튬 확보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호주 피드몬트 리튬은 2020년 9월 테슬라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내년 여름부터 스포듀민을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광산 개발 사업이 승인을 받지 못하며 납품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머스크는 앞서 미국 네바다주에서 채굴권을 취득해 지속가능한 방식의 리튬 생산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테슬라에 악재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가뜩이나 리튬 수요는 견조하다. 리튬 수요는 2020년대 말까지 5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NEF는 리튬 정제 회사들이 2026년까지 수급난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경쟁사보다 리튬 소비량이 많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약 100만대를 인도했으며 탄산리튬 4만2000t을 소비했다. 탄산리튬 소비량은 GM·포드보다 5배 이상 많다. 테슬라는 2025년까지 연간 500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GM의 목표치인 200만대보다 많다. 포드는 2026년 말 약 2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포부다.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량이 타사보다 월등히 앞서 향후 리튬 소비량도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높지만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며 리튬 조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호주 글로벌 리튬의 조 로리 창업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테슬라는 공급 제약에 직면할 리스크가 있다”며 “일론의 스타 파워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