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러시아 판매 66% 급감…'24만대' 증발

양사 합산 총 11만9708대 판매 기록
중국차 확대로 수입 브랜드 1위 '위태'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해 러시아 판매가 66.5% 급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지 자동차 시장 규모가 쪼그라든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점유율은 유지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차의 추월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0일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Autosta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총 11만970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6.5% 두 자릿수 하락한 수치다. 점유율은 약 19.5%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66% 줄어 5만4017대를 기아는 67% 감소한 6만569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현지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151만대) 대비 58.7% 급감한 62만6281대로 집계됐다.

 

전쟁에 따른 러시아 제재 국제 공조에 따른 현지 생산 중단이 판매 감소의 주된 이유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시아 보이콧' 국제 공조에 따라 현지 수출을 중단하고 상트페레르부르크 공장 가동 역시 무기한 보류하고 있다. 

 

현대차 액센트(현지명 솔라리스)와 기아 리오 등 브랜드 소형 세단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가까스로 수입 브랜드 점유율 1위 자리는 지켰다. 중국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 장기화 시 올해 역전이 불가피한 상태다. 같은해 중국 브랜드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19.2%로 현대차·기아와의 격차는 0.3%에 불과했다.

 

1위는 로컬 브랜드인 라다(17만4688대)가 차지했다. 르노는 전년 보다 69% 감소한 4만800대(4위)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일본 브랜드는 각각 18.5%와 12.4%, 미국 브랜드는 1% 점유율을 나타냈다.

 

기아 리오의 경우 전년 대비 69.8% 감소한 2만3909대를 기록, 연간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올랐다. 현대차 액센트와 크레타는 각각 전년 대비 67.8%와 70.7% 줄어든 1만9038대와 1만8886대로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현지 시장 철수를 놓고 현대차·기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현지에서 쌓아온 시장 점유율과 투자 규모를 생각할 때 러시아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 생산 확대를 위해 지난 2020년 옛 GM 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엔진 공장도 건설해 가동해왔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만큼 철수할 경우 매몰 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는 '플랜B'를 토대로 러시아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공장에 공급하던 부품을 타지역으로 배정, 생산량을 커버하는가 하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CBU(완전조립) 방식으로 러시아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플랜B 외 다른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현지 딜러사들을 통한 병행수입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에 이어 '중국형' 기아 스포티지와 K5에 이어 셀토스가 꾸준히 공급되고 있어 종전 이후 브랜드 재진입을 고려하면 현지 인지도 유지와 고객 수요 재확보 효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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