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한화, 美 싱크탱크 기부금 명단 상위 랭크

美 3대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보수 성향 외교안보 전문
미중 갈등으로 전기차·반도체 산업까지 영향력 확대돼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 현대차, SK, 한화그룹 등 국내 대기업이 보수 성향의 미국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에 거액의 기부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싱크탱크와 긴밀히 협력, 미 정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로비 활동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9일 미국 3대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2020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그룹 △한화그룹 △기아가 고액 기부자 명단에 올랐다. 이들 기업 외 국내 미디어그룹 1곳도 포함됐다. 

 

삼성전자, SK그룹, 한화그룹은 10만~19만9999달러(약 1억3210만~2억6416만원)를 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6만5000~9만9999달러(약 8588만~1억3212만원), 5000~3만4999달러(약 661만~4624만원)를 후원했다. 

 

CSIS는 미국 국가 안보와 외교 사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존에는 군수·방위 영역에 국한됐지만 미중 갈등과 산업 패러다임 전환 등을 계기로 전기차와 반도체 분야에 의견을 내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네덜란드·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합의 관련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글로벌 가치 사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일, 한국이 수출 통제에 함께 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CSIS는 "미국 주도 글로벌 반도체 가치 사슬의 균열을 막기 위해서는 독일과 한국이 새로운 수출 통제 협정에 가입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유럽연합 전체가 가입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중국 내 생산 설비로는 기술적으로 노후화한 공정 노드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첨단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의 미래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싱크탱크는 미국에서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의 권력으로 불린다. 정치권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싱크탱크와 협력해 전문성을 더하고, 싱크탱크는 근거가 되는 보고서 발행 등을 통해 힘을 보탠다. 싱크탱크는 각 분야별 전문가와 전직 정부 고위 인사 등이 대거 몰려 있어 정부 인재풀 역할을 하거나 정계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우리 기업들이 CSIS에 후원한 것도 정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사업과 밀접한 정책 입법 과정에 의견을 내기 위해서다. 북미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거액의 투자금이 집행되는 만큼 싱크탱크를 잘 활용할 경우 보조금 확보 등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등 굵직한 사안들이 잇따라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싱크탱크와의 관계성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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