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러시아 대신 우즈베키스탄 선택?…신규 거점 만든다

러시아법인, 우즈벡 근무할 직원 채용 공고 게재
회계·B2B사업 관리자 등…능숙한 러시아어 능력 요구
서방 제재 피해 사업 재개 관측…우즈벡 역할 확대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서방의 경제 제재 표적이 된 러시아의 대안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낙점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우즈베키스탄법인의 역할을 확대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러시아법인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러시아법인은 이달 초 러시아 구인구직 사이트 '헤드헌터'에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근무할 신규 직원 고용 공고를 잇따라 게재했다. 모집 분야는 달랐지만 대부분 우수한 러시아어 구사 능력을 요구했다. 

 

채용 직군은 △회계 담당자 △AR(채권) 관리 담당자 △소매 마케팅 관리자 △B2B(기업 간 거래) 관리자 △서비스 네트워크 관리자 △채용 전문가 △인증 전문가 △재무 관리자 △리셉셔니스트 등 총 9개에 이른다. 임직원 급여 지급 담당자 외엔 모두 현지인 수준의 완벽한 러시아어를 갖춰야 한다. 일부 공고에는 러시아어로 공문을 작성하는 것을 주요 직무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러시아법인이 우즈베키스탄에서 근무할 직원을 고용하는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즈베키스탄에 마케팅법인(SEUZ)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은 우즈베키스탄 최대 가전업체 ‘아르텔(Artel)’을 통해 조립 후 생산하고 있지만, 그 외 사업 지원과 사회공헌활동 등은 SEUZ가 맡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즈베키스탄법인을 통해 러시아법인이 담당하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 국가의 눈을 피해 우회적으로 현지 사업을 일부 재개하는 것이다. 또 러시아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이었던 만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다시 전력을 가다듬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러시아법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유럽 등 서방국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 △판매법인(SERC) △TV 생산법인(SERK) △연구개발(R&D)센터(SRR) 등 3개 거점과 하만의 오디오제품 서비스·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러시아에 수출하는 제품 선적을 중단했다. 부품 조달 문제로 TV 공장 가동도 멈췄다. 러시아는 갤럭시S23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국에서도 제외됐다. 지난 2월 러시아·CIS(독립국가연합) 지역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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