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 삼성 무더기 고소…디스플레이 패권 다툼 심화

삼성전자·삼성D부터 현지 파트너사까지 제소
ITC 조사 보복성 조치 분석…무차별 소송전 비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BOE가 중국에서 삼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대거 제기했다. 디스플레이 주도권 쟁탈전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까지 확전되고 있다. 한중 디스플레이 업계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9일 충칭 제1중급인민법원에 따르면 BOE는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현지 주요 파트너사들을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총 9건의 소송이 계류중이며 오는 18일부터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중국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동관법인 △삼성디스플레이 천진법인 △삼성반도체 시안법인 △삼성벤처투자 중국법인 △경동지아핀트레이딩 등이 피고로 지목됐다. 경동지아핀트레이딩은 삼성전자의 현지 무역 협력사다. BOE는 이들이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소송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OLED 패널 특허 관련 조사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해당 건은 ITC가 조사 개시를 의결하고 절차가 진행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C에 모바일센트릭스, 인저드가젯, DFW셀폰&파츠, 가젯픽스 등 미국 부품 판매 업체 17곳을 제소했다. OLED 패널에 적용된 다이아몬드 픽셀 구조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이들이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수입·판매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ITC 소송 피고에 BOE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BOE를 비롯한 중국 패널 업체를 타깃으로 한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BOE가 지난달 ITC에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자진 조사를 받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설(說)에 힘을 보탰다. 실질적인 피고가 중국 패널 제조사임이 확인된 셈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올 1월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에 팔리는 일부 제품이 삼성디스플레이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어느 업체가 만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출처 불명의 패널이라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7곳을 미국 ITC에 제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OLED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발 저가 공세로 주도권을 넘겨준 LCD 패널 잔혹사를 OLED에서 재현하지 않으려는 한국 기업와 OLED 등 차세대 패널까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업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패널 업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갖추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애플 아이폰 시리즈 패널 공급망에도 진입했다. 다만 올 하반기 공개될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 패널 기준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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