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유명 기술대학과 반도체 인재 양성 협력을 꾀했다. 베트남 정부가 끈질기게 요구했던 반도체 설비 투자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호찌민 기술대(HUTECH)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 담당 실무진은 지난 23일 베트남 호찌민시에 위치한 HUTECH 캠퍼스를 방문했다. HUTEC 내 CIR테크 연구소(CIRTech Institute)를 이끄는 응웬 훙 교수를 비롯해 현지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반도체 인력 교육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HUTEC는 반도체 관련 학과 출신의 인재 채용과 연수 프로그램 마련을 검토했다. HUTEC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삼성에서 일할 기회를 주며 장학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양측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파트너십을 곧 체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지원하며 현지 설비 투자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은 2012년 4월 반도체를 9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지정했다. 교육비의 10~15% 지원과 최소 4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여러 인센티브를 내세워 공장 유치에 나섰다. 인텔을 비롯해 여러 기업의 투자를 가져왔으나 대부분 패키징에 중점을 뒀다. 반도체 제조 분야의 발전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베트남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면 삼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은 여러 차례 반도체 투자를 주문했다. 응우옌 쑤언 푹 전 베트남 주석은 2020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해 베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했었다. 지난 3월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국회의장과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가 만난 자리에서도 반도체 투자가 화두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박닌·타이응우옌 법인과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하노이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은 작년 기준 약 200억 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베트남 총수출액의 약 17.5%를 삼성전자가 책임졌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호찌민 기술대와의 협력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